방송·통신 전문성 빠진 방통위원장 인사청문 요청서

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서 국회에 접수
방송·통신 전문성 결여 언급 없어…"자수성가한 인물로 적임자"
'법률 전문가' 강조…"디지털·미디어 난제 해결 적임자"
"다양한 삶의 경험 때문에 적임자라 하는 것은 '견강부회'" 지적 나와

입력 : 2023-12-11 오후 4:44:02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김홍일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두고 여야를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며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김 후보자의 방송·통신 비전문성이 큰 부적격 사유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 후보자의 전문성 결여에 대한 언급 없이 수사 법률 전문가 이력을 강조한 인사청문 요청 사유서를 국회에 제출하며 사실상 임명 강행 의지를 드러내 다가올 인사 청문 정국의 험로가 예상됩니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발표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정치권과 방송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국회에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사유서(요청서)를 접수했습니다. 국회는 요청서를 제출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합니다.
 
김 후보자를 방통위원장 적임자로 판단한 윤 대통령의 요청서를 살펴보면 여전히 의문 부호가 붙습니다. 세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 전문성 결여 문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법률 전문가 이력은 강조됐습니다.
 
요청서는 대상자는 과거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자수성가한 인물로서, 다양한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방송통신 분야 국민 불편사항을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실효성 있는 국민 피해 구제와 미디어 복지 등 디지털·미디어 동행을 구현할 적임자라고 판단된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다양한 조사 및 수사업무를 수행하면서 국민 피해 구제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인식을 기반으로 방송·통신 분야 불공정거래 등에 따른 복잡·다양한 이용자 불편 해소에도 앞장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합니다.
 
방통위 설치법에 따르면 방통위원장 및 위원은 방송 및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성을 고려해 임명한다라고 명시돼 있지만, 김 후보자의 검사와 변호사 시절 방송·통신과 관련한 경험을 언급한 내용도 없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다만, 윤 대통령은 요청서를 통해 김 후보자의 법률 전문가 이력을 강조했습니다. 요청서는 법조인으로 법과 원칙을 최우선으로 하여 공평무사하게 업무를 처리해 온 강직함과 오랜 변호사 경험에 따른 법률 전문성을 토대로, 현재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충돌하는 현안이 산적해 있는 방송통신 규제기관의 장으로서,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고 급변하는 방송·통신 환경에 걸맞게 디지털·미디어 난제를 해결하는 데 적임자로 판단된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제출한 이 같은 내용의 추천서는 방송·통신 전문성보다 방통위의 규제 기능과 국민 피해 구제 등 가짜뉴스 정책에 방점을 찍은 인선 배경으로도 풀이됩니다.
 
방통위의 사정을 잘 아는 방송계 관계자는 방통위는 방송과 통신에 대한 규제를 전담하는 전문 규제기관이기 때문에 방송 통신과 관련된 업무 경험이나 전문성이 제1의 조건이다라며 김 후보자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데, 자수성가한 인물로 다양한 삶의 경험 때문에 적임자라고 하는 것은 견강부회’”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에서 상식적으로 방통위를 합의적 기관으로 복원하고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비전이 밝혀져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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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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