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당대표직 사퇴 표명과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기현 대표의 전격적인 사퇴 결정에 국민의힘이 오는 14일 중진연석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개최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합니다.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고, 이 상황을 지혜롭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내일 오전 3선 이상 중진 연석회의를 열고 중진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최고위도 정상 개최해 여러 얘기를 포함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서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를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선 "그런 이야기를 포함해 내일 공식 회의에서 의견을 수렴해 절차를 거쳐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가 사퇴할 경우 비대위 전환이 가능합니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등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김 대표의 사퇴 이후 임명직 주요 당직자들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유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이만희 사무총장, 배준영 전략기획부총장, 함경우 조직부총장, 박정하 수석대변인, 윤희석 선임대변인 등으로, 지난 10월 강서 보궐선거 참패 이후 꾸려진 이른바 김기현 2기 지도부입니다.
다만 윤 원내대표는 업무의 연속성 등을 생각해 달라며 반려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임명직 당직자들은 윤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향후 체제를 수습할 때까지 직을 유지한 뒤 일괄 사퇴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김기현 대표는 이틀째 잠행을 이어가던 중,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전격적으로 당대표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김 대표는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대표인 저의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오롯이 저의 몫"이라며 "더 이상 저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김 대표는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도 내년 총선 불출마는 선언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김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는 대신 지역구인 울산 남을에서 5선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 대표는 또 페이스북 글을 추가로 올려 "제가 이준석 신당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낭설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라며 "오히려 오늘 저는 신당 창당을 만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저 김기현은 단 한번도 우리 당을 탈당해본 적이 없는 골수 뿌리 당원"이라며 "우리 당이 분열되어서는 안 되고, 신당에 참여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