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4년 민선 8기 반환점을 돕니다. '대권 잠룡'으로 늘 지목되는 오세훈 시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불가근불가원' 관계를 유지하며 자기 색깔을 어떤 방식으로 낼 지 관심입니다.
김포를 비롯한 서울시 편입을 희망하는 경기도 일부 지자체의 메가시티 논의 등이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는 가운데 시정 3년차를 맞은 오 시장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불가근불가원'...여전히 유지 전망
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오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서울시장 임기가 반환점을 돌지만, 앞으로도 관계는 '좋아지지도 그렇다고 나빠지지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4월 총선에서 야당이 주장하는 정권 심판론 속에서도 오시장은 서울시에서 자기 색깔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면서 정부 여당과는 거리를 둘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4 신년인사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 시장은 여권이 주도한 ‘메가시티 서울’ 논의에서 줄곧 시민들의 동의와 공감대 형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본격적인 논의는 긴 호흡으로 총선 이후까지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낸 적도 있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총선을 앞두고 꺼내든 메가시티 카드는 김포시 서울 편입론으로 촉발돼 수도권 전역으로 규모를 키웠습니다. 수도권을 노린 총선용 공약이란 평가와 함께 여권 내 논의도 급물살을 탔습니다. 그러나 오시장은 여당과 거리를 적절히 두면서 신중론을 앞세워 속도조절에 주력하는 겁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여당의 메가시티 정책은 김기현표라고 봐야 하는데, 현재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 이슈를 부각시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야당이 총선에서 적극적으로 메가시티 논의를 가져가더라도, 오 시장은 드라이브를 걸기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하는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시정 집중하면서 실리 챙길 가능성 커
총선에 가능한 개입하지 않고 시정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실리를 챙길 가능성도 큽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참패한 지난해 10월, 당 혁신을 두고 의견들이 엇갈릴 당시에도 오 시장은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고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평론가는 “오 시장이 총선에 도움을 주려고 ‘서울시 선대위원장’과 같은 역할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유력 대권후보들이 총선 공천에 자기 사람들을 심으려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지만, 오 시장은 공천 와중에 자기지분을 챙기려고 대통령과 각을 세우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중도보수 노선을 가면서 진보적인 정책을 곁들이는 실용 노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오 시장도 대선후보로서 행보를 해나갈 텐데, 그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