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으로 논란이 된 방심위가 계속 회의가 무산되는 등 파행을 겪고 있습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오른쪽)이 8일 오후 서울시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전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오전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 회의에서 야권 추천 김유진 위원은 “청부민원 의혹을 받고 있는 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라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류 위원장은 “일방적 의견”이라고 일축하면서 “현재 감사와 경찰 수사가 진행되니 그 결과에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는데요.
첫 안건 심의 중에도 김 위원의 문제제기가 나왔습니다. 류 위원장은 “회의 진행과 관계없는 발언”이라며 이를 제지했습니다. 김 위원과 류 위원장 간 실랑이가 벌어지자 또 다른 야권 추천 옥시찬 위원은 종이 서류를 던지고 류 위원장을 향해 욕설을 한 뒤 퇴장했습니다. 이날 회의는 시작 10여분 만에 정회가 된 뒤 결국 속개되지 못했습니다.
류 위원장은 회의가 정회된 뒤 입장문을 내고 “정기 회의 도중에 발생한 차마 필설로 옮길 수 있는 욕설과 폭력행위는 방심위 사상 초유의 일로 테러행위에 다름 아니다”라며 “위원장에 대한 심각한 인격모독 테러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위원은 “옥 위원의 발언은 문제가 있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사과를 받는 게 합당한 절차인데 정회를 하며 회의 자체를 무산시키는 것에 유감”이라고 말했는데요. 옥 위원은 “기본적으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막말을 한 데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했습니다.
방심위는 류 위원장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가짜뉴스 심의 민원을 넣도록 했다는 ‘청부 민원’ 의혹과 관련 위원들 간 충돌로 전날 회의도 파행한 바 있습니다. 앞서 지난 3일에는 해당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여권 추천 4인이 불참 의사를 밝혀 회의가 개최되지 않았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