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삼성전자, 반도체 적자에도 R&D 확대…HBM·AI 신기술에 '사활'

지난해 연구개발비 28조원·매출 대비 비중 10% 넘어
HBM 개발·HBM3E 양산으로 반도체(DS) 흑자 전환 전망
갤럭시 S24로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시장 선점 포부

입력 : 2024-02-05 오전 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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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반도체(DS) 부문 적자로 전체 수익성이 크게 하락한 가운데 미래 기술 연구에 투자로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28조원, 매출 대비 비중을 10% 이상으로 늘려 첨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인공지능(AI)을 적용한 가전·모바일로 디바이스 부문(DX) 성장을 이끌고 차세대 HBM 개발 및 공급으로 반도체(DS) 부문 흑자 전환을 꾀할 전망이다.
 
 
 
지난해 영업익 6조원대·연구개발비는 분기 최대 7.5조원 기록
 
1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간 매출 258조9355억원, 영업이익 6조567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매출 302조2314억원, 영업이익 43조3766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각각 14.33%, 84.86%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14.35%에서 2023년 2.54%로 급감해 한 자릿수 초반대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에 못 미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영업이익 6조319억원을 기록한 지 15년 만이다. 반도체(DS) 부문에서 지난해 연간 14.88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디바이스 경험(DX) 부문에서 낸 14.38조원의 영업이익을 깎아 먹었다. 1년 전인 2022년까지만 해도 DX 부문 영업이익이 12.75조원, DS 부문 영업이익이 23.82조원으로 DX 부문의 2배가량 됐으나 반도체 불황이 심화되면서 적자가 지속된 탓이다.
 
삼성전자는 어려울수록 미래 기술 투자에 박차를 가해 수익성 탈출구를 찾을 방침이다.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에도 해마다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다. 연구개발비는 2021년 22조5954억원에서 2022년 24조9192억원, 2023년 28조3400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2021년 8.1%에서 2023년 10.9%까지 확대했다. 지난해 4분기 연구개발비는 분기 최대인 7조55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연간 6조원대 연간 영업이익을 낸 것보다 한 분기에 투입된 연구개발비가 더 많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디바이스경험(DX) 부문과 반도체(DS) 부문 연구과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주요 연구개발 실적으로는 모바일 경험(MX) 부문에서 갤럭시S23 시리즈와 Z폴드5·플립5를 출시한 바 있다. 반도체(DS) 부문은 최선단 12나노급 D램을 양산하고 현존 최대 용량인 32기가비트(Gb)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을 개발하는 등 첨단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모바일 경험(MX) 부문은 신제품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MX 부문 2022년 매출은 2022년 120.81조원에서 2023년 112.41조원으로 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38조원에서 13.01조원으로 1.63% 증가했다. 갤럭시 S23 시리즈와 5세대 폴더블폰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수요 덕분에 지속되는 반도체 적자 속에서도 선방했다.
 
29일 인도 구루가온의 갤러리아 마켓 '삼성스토어'에서 '갤럭시 S24 시리즈'를 체험 중이다 (사진=삼성전자)
 
차세대 HBM·AI 탑재한 갤S24로 '업계 1위' 탈환할까
 
‘초격차’를 외치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와 모바일에서 모두 글로벌 1위 자리를 내줬다.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애플’이 1위에 올라섰고, 반도체 매출 1위는 ‘인텔’이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연구개발비를 늘려 신기술 개발에 목숨을 거는 이유다. 절실한 한 방이 필요한 시점에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승부수를 걸었다. 
 
반도체(DS) 부문의 경우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기술 리더십을 제고할 계획이다.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개발에 성공한 12나노급 32Gb DDR5를 도입하고, 차세대 HBM3E를 적기에 양산할 예정이다. 고객 맞춤형(커스텀) HBM 사업도 확대해 표준 제품 외에도 고객별로 원하는 성능을 추가한 제품도 개발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HBM 판매량은 지난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40% 이상 성장했다. HBM3, HBM3E 등 선단(첨단) 제품의 비중이 판매 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이 넘었고, 올해 하반기에는 9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스템 반도체와 협업이 중요한 커스텀 HBM 시장에서 파운드리, 시스템LSI, 어드밴스드 패키징팀과 시너지를 내 경쟁력 있게 업계를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디바이스 부문(DX)에서 올해 삼성전자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CES 2024에서 AI 기술을 적용한 가전을 선보였고, 지난 18일 언팩 행사를 통해 AI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를 31일부터 국내를 비롯해 미국, 영국, 인도 등 전세계 120여개국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갤럭시 S24’ 시리즈 국내 사전 예약은 121만대를 기록해 전작인 '갤럭시 S23' 시리즈 109만대 대비 11% 증가한 판매고를 올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품군의 두 자릿수 판매 성장을 이끌고 폴더블폰에 이어 AI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다는 포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저희는 제품 개발부터 제조까지 하기 때문에 연구개발 인력(R&D)이 끊임없이 늘어 연구개발비용도 늘고 있다"라며 “특히 휴대폰과 반도체의 경우 실시간으로 기술 혁신이 일어나는 만큼 꾸준한 R&D 없이는 제품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 실적과 상관없이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다. 올해도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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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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