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애플의 확장현실(XR) 기기 비전프로가 당초 시장에서 예측한 수요 보다 2배 넘는 판매를 기록하면서 XR 출시와 개발을 예고한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도 출시 시기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됩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사전 판매에 들어간 비전프로는 약 20만대 이상이 팔렸습니다. 이는 시장에서 예측한 수요 6~8만대를 2배 이상 뛰어넘은 기록이자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전망한 올해 판매량 50만대의 절반에 가깝습니다.
시장성을 확인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출시 시기와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XR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은 2026년 1515억8000만달러(약 198조원)까지 커질 전망입니다. XR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기술 등을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왼쪽부터)이 2023년 2월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체험존에서 갤럭시 S23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구글, 퀄컴과 XR 기기 개발에 나섰는데요. 최근 퀄컴이 XR 기기에서 두뇌역할을 하는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 ‘스냅드래곤XR2+’도 공개해 연내 출시가 유력합니다. 제조 역량이 높은 삼성이 하드웨어를 만들고, 구글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의 XR 기기 연내 출시가 유력한 배경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VR용 OLED 개발이 뒷받침합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초고해상도 VR용 OLED 디스플레이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스마트폰 부재를 XR로 메우겠다는 LG전자도 연내 기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CES 2024’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국내외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XR 사업에 대한 기회를 확보, 협의하고 있다”며 “연내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HE사업본부 직속으로 XR 사업 조직도 신설했습니다.
삼성전자·LG전자가 애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비전프로 단점으로 꼽히는 높은 가격과 무거운 무게, 배터리의 짧은 지속력 등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비전프로 가격은 3500달러(약 470만원)로 가격 장벽이 높습니다. 무게도 600g으로 가볍지 않아 장시간 착용 시 목에 피로감을 줄 수 있습니다. 한 번 충전 시 2~3시간밖에 사용할 수 있는 짧은 배터리도 단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비전프로는 그래픽 디자이너 등 하이엔드 시장을 우선적으로 타깃하고 있다”면서 “삼성·LG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비전프로보다 낮은 가격과 콘텐츠 다양화 등에서 차별화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애플 비전프로. (사진=애플)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