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들이 참사 원인에 대한 정부의 부실조사를 규탄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국정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유가족과 시민대책위원회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사가 발행하고 7개월이 흘렀지만 정부와 지자체 등 참사에 책임을 져야 할 당국은 피해자들의 기본적인 요구인 진상규명을 외면하고 조사위원회 구성도 끝내 거부했다”며 “부실조사로는 사회적 참사 재발을 막을 수 없다.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오송참사는 지난해 7월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인근 미호강의 임시제방이 무너져 침수되면서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물에 잠겼고 1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국무조정실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은 검찰은 충북도와 청주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 유관기관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위원회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오송참사 부실조사 규탄 및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유가족들은 오송참사 국정감사에 출석한 충복도지사와 청주시장, 행복청장 등 책임자들이 하나같이 책임을 회피하거나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참사 이후 정부가 발표만 감찰 결과만으론 참사의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이 참여한 시민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달 참사 원인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폭우와 홍수로 인한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지하차도에 대한 예방조치나 점검이 실시되지 않았다”며 “불법적으로 기존 제방을 철거하고 임시제방을 쌓았지만 관리감독과 수해예방은 없었고, 참사 당일 제방붕괴 상황전파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상규명 통해 재발방지책 마련해야”
참사 유가족 장성수 씨도 “지하차도가 완전 침수될 때까지 차량을 통제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30분 이상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난대응 유관기관들이 소통만 제대로 했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이라며 “지자체와 정부 관계자들의 책임 방기가 사회적 참사를 낳았다. 진상규명을 통해 억울하게 피해자들이 권리를 보호받기는커녕 거리로 내몰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책임자들의 안전관리와 대응 조치 의무가 위반됐다는 점을 들어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중대시민재해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유가족들은 “시민진상조사위 발표를 통해 정부의 조사가 부실한 점이 확인된 만큼, 국회가 지체하지 말고 온전한 진상규명을 위하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복되는 사회적 참사 앞에서 진실을 외면하고 국가 책무를 방기하는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며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