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총 76조원에 달하는 기업금융지원방안을 마련했습니다. 그간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밀려 금융지원을 받지 못했던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집중지원책을 마련한 것이 특징인데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도 총 20조원 규모로 지원에 동참합니다. 기업들은 현재 5%가 넘는 대출에 대해 1년간 최대 2% 포인트까지 금리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15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은행장 및 정책금융기관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금융당국은 그간 기업의 금융애로를 여러차례에 걸친 간담회 등을 통해 직접 청취했으며 맞춤형 지원이 될 수 있도록 기재부, 산업부, 중기부 등과 협업했는데요. 이번 지원방안은 정책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시중은행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토대로 마련됐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곧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라 할 수 있으며 우리 기업들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노력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적극적인 금융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지원방안은 총 76조원 규모로 △첨단산업에 대한 대규모 혁신투자(20조원) △중견기업에 대한 집중투자(15조원) △중소기업·위기기업에 대한 지원(40조6000억원) 등이 주요 골자입니다. 먼저 미래의 먹거리인 첨단산업 영위기업에 26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이 들어갑니다.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은 수입선 다변화·대체기술 개발·해외자원 확보 등에 자금이 필요한 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설치되는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운영합니다.

 

산업은행은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5대 분야에 15조원 규모로 최대 1.2%포인트까지 금리를 인하한 저리자금을 지원합니다. 또 첨단전략산업의 대규모 자금수요에 대해서는 수요기업과 연기금이 주주로 참여하고 정책금융기관과 민간금융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대여하는 자금지원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중견기업의 수는 5600여개로 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지만, 전체 매출(16.1%)과 고용(12.9%)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그러나 중견기업은 소상공인·중소기업과 달리 그간 정책적 지원에서 소외돼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이번 지원방안에는 중견기업에 대한 15조원 규모의 지원방안도 마련됐습니다.

 

은행들은 최대 2조5000억원 규모의 출자를 통해 5조원 규모의 '중견기업전용펀드'를 출시합니다. 중견기업전용펀드는 신사업 진출 및 사업확대 등에 자금이 필요한 중견기업에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를 위해 이날 5대 시중은행장은 중견기업 전용펀드 출범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5대 은행과 산업은행은 신사업에 진출하는 중견기업을 위해 6조원 규모의 전용저리대출 프로그램도 마련합니다. 중견기업이 자본시장 등 다양한 자금조달수단을 활용할 수 있도록 1조8000억원 규모의 신규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고 은행권과 보증기관은 2조3000억원 규모의 성장사다리 프로그램도 마련합니다.

 

 

고금리로 인한 경영 애로, 위기에 빠진 기업·기업인에게는 신속한 정상화 및 재기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매출하락 등을 겪는 중소기업에게 5개 은행과 기업은행이 공동으로 5조원 규모의 금리인하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합니다. 기업은행은 이자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게 가산금리를 일정기간 유예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신속 지원 프로그램의 지원대상은 은행권 공동으로 확대합니다. 올해 한시적으로 일시적 유동성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게 1년간 가산금리를 면제해 3%대 금리(현재 기준)를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이미 폐업을 경험한 기업인들의 재기도 지원합니다. 사업성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기할 수 있도록 신용회복절차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기업인에게 보다 빨리 신규 자금을 공급하고, 과거 실패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인에게는 은행과 신보가 재창업 자금도 지원합니다.

 

김위원장은 "그간 우리 금융산업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소비자 금융영업을 많이 해왔지만 이것만으로 커가기는 어렵고 새로운 분야 진출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정책금융기관, 시중은행 간 새로운 협업모델로 기업 규모와 특성에 따라 혁신성장이 가능한 실질적인 지원 프로그램 마련이 가능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