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과일과 일부 채소류 가격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름값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정부도 두 달 더 인하하는 '유류세 연장카드'를 내밀었지만 국내 기름값 상승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624원입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리터당 1500원대였던 휘발유 가격이 1600원대를 돌파한 것입니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은 3주째 오름세입니다. 2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직전 주보다 리터당 13.2원 오른 1609.5원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19일 오름세를 기준할 경우 4주차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은 국제유가 상승에서 기인합니다. 올해 1월 배럴당 70달러까지 하락했던 국제유가 가격은 최근 80달러를 넘어선 상태입니다.
올해 브렌트유(Brent)는 1월2일 최저가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배럴당 75.89달러였습니다.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도 1월2일 배럴당 70.38달러로 올해 최저가를 기록했습니다. 두바이유(Dubai)는 1월3일 75.28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1월 말부터 지속 상승하면서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어섰습니다. 16일 기준 Brent는 배럴당 83.47달러입니다. Dubai는 82.07달러, WTI는 79.19달러로 조사됐습니다.
국제유가 상승세 국내 휘발유 가격까지 들썩이자, 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피부에 와닿는 인하효과를 보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당분간 기름값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국제유가가 국내 주유소 기름값에 반영되는 시차는 2~3주 정도입니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만큼, 국내 휘발유 가격 등의 오름세도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유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19일 기준 경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1527원입니다. 이달 1일까지만 해도 1492원이었지만, 지속적인 상승로 1500원대를 넘어섰습니다.
경유 판매가격은 2023년 8월부터 16주 연속 하락했으나 1월 다섯째주부터 반등을 시작했습니다. 1월 다섯째주부터 이달 둘째주까지 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달 둘째주 경유 판매가격은 1512.7원을 기록하며, 전주 대비 11.7원 상승했습니다.
서민 연료인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동결됐습니다. 3월 LPG 가격 동결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국제유가 상승 등 LGP 가격 인상 요인도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매주 정유사 대상으로 석유시장 점검회의 등을 개최하며 동향 등을 살피고 있다"며 "현장 점검 등을 통해 석유가격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농식품 물가도 쉽사리 꺾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날 기준으로 배(10개) 전국 평균 가격은 전주 대비 3111원 오른 3만9617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사과(10개) 가격도 전주(13일, 2만9398원)와 비슷한 수준인 2만9338원으로 금값 행진입니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설 이후에도 수급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국내·외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생산자단체·유통업계 등과 협력해 할인 행사를 지속 추진하는 등 농식품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