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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연계증권(ELS) 판매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은행권의 비이자이익과 비은행이익 증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방금융지주들은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와 2금융권의 사이의 애매한 위치를 타파하기 위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잠잠하던 인수합병(M&A)을 통해 자회사를 편입하고 장기적 수익구조 다각화와 실적 도약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IB토마토>가 지방금융지주의 자회사 포트폴리오 개편 계획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JB금융지주(175330)가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는 자본 여력으로 증권사 편입을 구상 중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이 목적이다. 금리 인상기를 거치며 증권사와 저축은행 등의 실적이 나빠졌으나, 장기적으로는 비은행이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실적악화로 인한 매각가 협상 우위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JB금융이 국내 증권사를 자회사로 둘 경우 국내외 증권사를 모두 보유하게 된다.
JB금융지주 본사 (사진=JB금융지주)
국내 증권사 없이 캐피탈사 의존
JB금융은 현재 유일하게 국내 증권사가 없는 지방금융지주다. 증권사 실적이 악화되기는 했으나 지금껏
BNK금융지주(138930)와
DGB금융지주(139130)는 증권사를 중심으로한 비은행 수익을 거둬왔다. BNK투자증권은 ▲2021년 1161억원 ▲2022년 573억원 ▲2023년 123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으며,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으나 ▲2021년 1639억원 ▲2022년 376억원의 순이익을 지주 실적에 보탰다.
타 지주가 증권사를 앞세워 실적을 올리는 동안 JB금융의 비은행이익은 캐피탈사와 자산운용사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JB금융은 58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보다 2.5% 감소한 수준이다. 주요 자회사인 은행 실적이 민생금융 지원 등의 요인으로 하락한 것이 지주 실적 악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JB금융지주계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북은행이 2045억원, 광주은행이 240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두 은행이 지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달했다.
JB금융의 비은행 이익은 JB우리캐피탈과 JB자산운용 비중이 가장 크다. JB우리캐피탈은 지난 2022년 1758억원 대비 지난해 1875억원으로 5.1% 증가했고, JB자산운용은의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44억4000만원에서 50억원으로 12.8% 성장했다. 비은행 자회사가 성장기조를 보여 증권사의 공백이 더욱 아쉽다. BNK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인 6303억원에서 BNK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 123억원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JB금융과 BNK금융의 격차는 더 좁혀지기 때문이다.
이에 JB금융지주는 지난 2020년 베트남 소재 증권사를 인수해 JB증권베트남(B Securities Vietnam)을 출범시켰다. 광주은행 최초 해외 자회사였던 JB증권베트남은 JB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후에도 기업 회사채 발행 주관 등 투자금융(IB) 사업을 시작으로 지난 2021년 흑자 전환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온라인 브로커리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이 줄어 아쉬움이 남았다. 지난해 3분기 JB증권베트남의 당기순손익은 전녀 동기 대비 38.1% 감소한 8억51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자체가 17억1300만원에서 같은 기간 10억5800만원으로 줄어든 탓이다.
여력 충분한데 매물 못찾아
JB금융은 경쟁사에 비해 자본 여력이 많은 편이다. 지속적으로 관리해온 덕이다. 주주 환원과 비은행 자회사 인수 여력 마련을 위해서다. 지난해 J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2.17%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 2019년 9.67%에 불과했던 JB금융의 CET1은 5년 새 2.43%p 증가했으며, 지난 2022년의 11.39%와 비교해도 0.78%p 올랐다. CET1은 금융사의 자본여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인수합병의 여력이 있는지 판단할 때 쓰이기도 한다.
JB금융의 자본 여력은 경쟁사 간 인수 경쟁에서도 우위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행의 지난해 말 CET1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3분기 기준 11.82%로 JB금융보다 낮다.
우리금융지주(316140)도 총자산 등 외형은 JB금융보다 우량하지만 CET1에서는 열위하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말 CET1은 꾸준히 올라 11.9%를 기록했다.
매물 찾기도 문제다. 2월 초 우리금융이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매물도 마땅찮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003470)과 이베스트증권을 비롯해
SK증권(001510)과
유진투자증권(001200) 등이 매물로 알려졌으나 여전히 이렇다 할 소식은 들리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의 경우에도 상상인저축은행과 HB저축은행 등의 매물이 나와있지만 건전성 관리를 고려하면 인수가 쉽지 않다.
JB금융지주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 2022년 말 0.62%에서 지난해 0.86%로 올랐다. 전년 0.07%p 상승률을 보였던 것에 비해 증가율이 크다. 특히 연체율의 경우 지난해 3분기 1.06%로 최고점을 찍은 후 0.93%로 끌어내린 상황으로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 지주끼리 경합도 인수매물 찾기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DGB금융지주(139130)와 동시에 저축은행 인수를 진행한다면 두 지주는 경합을 피할 수 없어 인수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다만 JB금융의 새식구 찾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매물이나 관련 TF도 구성돼있지 않은 상황이다.
JB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수년 전 저축은행 인수 등에 의사를 표시한 바는 있으나 현재 진행 중인 인수합병건은 없다"라면서 "증권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은행 자회사를 검토하고 있는 중으로, 현재 태스크포스 팀 등은 조직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