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지윤 기자] 정부가 보건의료 재난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했습니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아닌 보건의료 위기로 재난경보가 격상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보건의료위기로 판단한 정부는 진료 공백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또 중등증 이하 환자의 경우 지역의 2차 병원급에, 경증 외래환자는 의원급에서 각각 진료하도록 했습니다.
정부는 23일 보건의료 재난경보 단계를 최상위인 '심각'으로 올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설치했습니다. 본부장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맡았습니다. 1차장은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비상 진료 대책과 집단행동을 대응합니다. 2차장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맡아 지방자치단체 재난 안전관리를 총괄합니다.
전공의 업무중단이 이어지고 있는 23일 서울 시내 한 공공병원에서 환자가 전원 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대본은 22일 오후 10시 기준 자료 부실 제출로 시정명령 예정인 6개 병원을 제외한 94개 수련병원 점검 결과도 알렸습니다.
사직서 제출은 소속 전공의의 약 78.5% 수준인 8897명으로 전부 수리되지 않았습니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69.4%인 786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해당일 오후 6시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 신고지원센터의 신규 접수 피해 사례는 총 40건입니다. 수술 지연 27건, 진료 거절 6건, 진료 예약 취소 4건, 입원 지연은 3건이었습니다. 환자 피해 사례는 기존 접수된 149건과 합하면 지금까지 모두 189건이 접수됐습니다.
40개 대학 대상의 의대생 휴학 상황은 전날 기준 총 12개 대학에서 49명이 추가로 휴학을 신청했습니다. 1개 대학 346명은 휴학을 철회했습니다.
아울러 1개 대학 1명에 대해 유급의 휴학 허가는 학칙에 따른 요건과 절차를 준수한 건이었습니다. 동맹 휴학에 대한 허가는 1건도 없었습니다. 수업 거부가 확인된 곳은 11개 대학으로 집계됐습니다.
의사 수와 관련해 박민수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의사 1인당 연간 진료 건수는 6113건으로 의사 업무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평균인 1788건의 3배 이상인 데다 일본(4288건)에 비해서도 1.4배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업무량은 많은데 근로 시간은 감소하고 있다"며 "지난 20일 전공의법이 개정돼 2026년부터 보건복지부령으로 전공의 근무시간을 더 단축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전공의 근무시간은 더 줄어들 전망"이라 덧붙였습니다.
그는 "2022년 기준 70세 이상 고령 의사가 8485명의 대부분인 78.5%가 의원이나 요양병원에서 근무 중"이라며 "중증 환자 진료를 담당하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근무 비율은 18.5%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차관은 "의료법 제15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며 "지금 즉시 환자 곁으로 복귀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임지윤 기자 dlawldbs2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