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펩트론 "약물들" 공시, 정체는 '넥스트 마운자로'

지난해 릴리와 기술평가 계약 체결 공시
릴리, '엔로랄린타이드' 임상 2상 수행 중

입력 : 2025-12-19 오전 10:24:28
(사진=펩트론)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일라이 릴리와 플랫폼 기술 적용 공동 연구를 위한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한 펩트론(087010)은 적용 대상을 '약물들'이라고 했습니다. 시판 중인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외 다른 파이프라인에 펩트론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넥스트 마운자로'로 개발 중인 '엘로랄린타이드'일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펩트론은 지난해 10월 7일 릴리와 플랫폼 기술 평가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당초 계약 기간은 14개월이었으나 지난 1일 정정 공시를 통해 24개월로 늘었습니다.
 
기술 평가 계약 핵심은 펩트론의 '스마트데포(SmartDepot)' 플랫폼 기술을 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약물들에 적용하는 공동 연구를 위해 릴리에 비독점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내용입니다.
 
스마트데포는 체내에 투여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해 약물의 혈중농도를 높게 유지하고 약효를 지속적으로 유지토록 하는 펩트론의 자체 약물전달기술(Drug Delivery System)입니다. 펩트론은 지난 15일 스마트데포 기반 장기지속성 의약품 대량 생산 거점인 2공장 건축 허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번 계약은 펩트론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완제품 생산 본계약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펩트론 공시에서 주목할 지점은 '약물들'입니다. 시판 중인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외 릴리의 다른 파이프라인에도 스마트데포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릴리 파이프라인 중 비만 신약 후보물질은 △오포글리프론 △레타트루타이드 △트리제파타이드 △비마그루맙 △마즈두타이드 △엘로랄린타이드 등 총 6개로 확인됩니다. 이 중 경구제로 개발 중인 오포글리프론과 환자 등록을 중단한 비마그루맙을 제외하면 스마트데포 적용이 가능한 파이프라인은 4개로 추려집니다.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스마트데포 적용이 유력한 비만 신약 파이프라인은 엘로랄린타이드였습니다.
 
엘로랄린타이드는 췌장 호르몬인 아말린 수용체를 자극하는 기전의 주 1회 피하주사형 비만 치료제입니다. 평소보다 포만감을 빠르게 느끼도록 해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이를 통해 체중이 빠지게 하는 방식입니다.
 
릴리는 지난달 6일 엘로랄린타이드 임상시험 2상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임상은 2형 당뇨병이 없고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비만 관련 동반 질환을 앓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263명을 대상으로 치러졌습니다. 임상 결과 엘로랄린타이드 투여군은 치료 48주차 시점에 최소 9.5%, 최대 20.1%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습니다.
 
엘로랄린타이드에 펩트론의 스마트데포가 적용되면 주사 기간이 주 1회에서 월 1회로 길어집니다.
 
스마트데포 적용 대상 파이프라인이 엘로랄린타이드라는 추측은 증권가에서도 나왔습니다. 지난 3일 하나증권 리포트를 보면 김선아 연구원은 기술 평가 계약 기간 연장으로 본계약이 미뤄진 이유를 "추가 물질 평가에 의한 것"이라고 한 뒤 "추가된 물질은 다양한 의견이 있으나, 최근 비만 치료제 개발 동향상 아말린 작용제인 엘로랄린타이드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펩트론은 말을 아꼈습니다. 엘로랄린타이드에 스마트데포가 적용되는지 묻는 <뉴스토마토> 질의에 펩트론은 "공개할 수 없다"고만 답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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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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