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지윤 기자]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사태가 4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정부가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군의관까지 투입했습니다. 정부는 약 5000명에 대한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사전통지를 완료했다면 서도 복귀 땐 선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복귀했거나 복귀를 원하는 전공의'를 돕기 위한 '전공의 보호·신고센터'를 가동, 사후 불이익을 피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진료 보조(PA) 간호사 시범사업 시행에 이어 이날부터 일선 병원 20곳(상급종합병원·국립의료원 등)에 군의관 20명·공보의 138명 등 158명을 기관당 10명 내외로 4주간 지원합니다. 이번에 파견된 공보의 138명 중 전문의는 46명, 일반의 92명입니다.
이들은 응급 환자 수술과 진료 지연 해소에 나섭니다. 예비비 1285억원 집행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습니다. 이날부터 건강보험 재정은 매달 1882억원을 투입합니다. 필요 때에는 인력과 재정을 추가 지원할 예정입니다.
복귀했거나 복귀를 원하는 전공의를 위한 '보호·신고센터'도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전화 또는 문자메시지로 피해 신고 접수가 가능한 핫라인을 두는 등 전공의가 신고할 수 있는 직통번호가 안내됐습니다.
또 전공의가 요청할 경우 다른 수련병원에서 수련받을 수 있게 조치하고 사후 불이익 여부도 살필 계획입니다.
정부가 비상 진료체계 운영 현황을 점검한 결과, 상급종합병원의 중등증 이하 입원환자 수는 35% 줄었습니다. 하지만 중환자실 환자 수는 주말 포함 평상시와 비슷한 3000명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응급의료기관 408개소 중 398개소는 응급실 축소 없이 정상 운영 중입니다. 각 의료기관은 중등증 이하 환자를 의료전달체계 가운데 허리 역할인 중소병원으로 전원해 협력·진료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미 복귀한 전공의들에게 이번 주 내 1차 면허정지 사전통지서 발송을 마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이탈 전공의에 대한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 사전통지서' 배송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는 미 복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이번 주 내 1차 면허정지 사전통지서 발송을 마칠 예정입니다.
복지부 집계를 보면 주요 100개 주요 수련병원 이탈 전공의 수는 지난 8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1만1994명입니다. 이는 전체 1만2912명 중 92.9%에 해당합니다.
현재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복귀 거부한 전공의 4944명에 대한 행정처분 사전 통지가 완료됐습니다. 통지서를 받은 이들은 20일 내 처분에 관한 의견을 제출해야 합니다.
사전통지가 시작된 지난 5일 발송된 경우에는 25일 이후 3개월 면허정지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정부는 '폐문부재(문의 잠겨있고 사람이 없음)' 등으로 통지서를 회피하는 상황을 대비해 실효성을 높이고자, 재차 통지서를 발송할 방침입니다.
의대생 휴학 신청은 10일 기준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수의 29%인 544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정부는 강경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선처 뜻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현장 점검을 통해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전공의에 대해서는 사전통지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행정절차 완료 전 돌아오는 전공의는 적극적으로 선처할 계획으로 전공의들께서는 빨리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의대생에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집단행동 움직임을 나타내는 상황을 두고는 "의료현장을 지금 떠나면 어떻게 되는지 교수님들이 더 잘 아실 것"이라며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40개 의과대학 학생단체인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대표에 대한 대화를 제안한 상태입니다.
오는 13일 오후 6시까지 대화에 참여하겠다고 답신한다면 의대 학사 운영 정상화와 학생 학습권 보호에 대해 학생들과 논의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로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비상 진료체계 강화' 차원에서 11일부터 의료현장에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를 투입했습니다. 사진은 의사들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임지윤 기자 dlawldbs2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