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 노조가 특별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서울 상경 투쟁에 나섰습니다. 노조는 사측에 서한을 보내는 등 노사 간 대립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20일 현대차·기아 노조는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상경 투쟁에 나섰습니다. 휴일·주말 특별근무 거부를 철회한 뒤 일상 투쟁으로 전환한 뒤 첫 행동입니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첫 공동투쟁으로 현대차 노조가 지난달 26일 울산공장에서 항의집회를 연 데 이어 29일에는 기아 노조 상무집행위원들이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연 바 있습니다.
노조는 특별성과급 지급거부가 그룹 수뇌부를 지칭하는 이른바 '양재동 지침'에 따른 것이라며 특별성과급 즉시 지급 결정을 내릴 것을 요구했습니다.
문용문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현대차의 최대 성과에 걸맞는 공정분배 성과급 지급을 위해 강력하게 투쟁하겠다"며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무시하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20일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앞에서 현대차 노조가 서울 상경 투쟁에 나선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특별성과급 사태는 지난 2021년 말 현대차와 기아가 사무 ·연구직 책임 매니저들 중 성과가 좋은 직원 10%를 선발해 500만원의 특별 보상금을 지급하는 개념으로 도입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생산직 위주의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사무·연구직에게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단협 위반이라며 전 조합원에게 동일하게 지급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노조 반발에 못 이겨 사측은 2022년 초 전체 직원에게 400만원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했습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내 다른 계열사 노조도 특별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사태는 더욱 커졌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사측이 특별성과급 지급 방식을 임금 교섭을 통해 지급하겠다고 하면서 노사 갈등은 극에 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룹 계열사 간 갈등 등 특별성과급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논란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노조는 특별성과급을 즉각 지급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그룹의 임단협이 시작되기도 전인데, 특별성과급을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여파가 부품사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사진=표진수기자)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