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장인화호 출범 "철강·이차전지 '쌍두마차' 간다"

포스코, 주총서 장 회장 선임안 의결…3년 임기 시작
서울대·철강맨 주류, 내부출신 회장 관행 이어져
취임 후 100일 간 사업장 돌며 임직원 의견 경청
직면 과제, 철강 수익성 방어·이차전지 정체 돌파

입력 : 2024-03-21 오후 4:27:18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철강사업과 미래 신소재 사업 같이 갈 것. 포스코그룹은 앞으로도 철강업이 기본이며,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포함한 '쌍두마차' 초일류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 
 
장인화호가 공식 출범했습니다. 장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그룹의 뼈대인 철강사업을 기반으로 미래 먹거리로 낙점된 이차전지 소재 사업 경쟁력 확보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제10대 포스코그룹 수장으로 선택받은 장 회장이 제시한 미래 청사진은 시장의 예상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포스코홀딩스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제56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장인화 내정자를 신임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장 회장은 포스코그룹의 수장으로, 오는 2027년 3월까지 3년 간 임기를 시작합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외에도 이날 주총에서 △정기섭·김준형·김기수 시내이사 후보 선임의 건 △유영숙·권태균 사외이사 선임의 건 △박성욱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의 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습니다.
 
21일 제10대 포스코그룹 수장으로 장인화 회장이 선임됐다. (사진=뉴스토마토)
 
"초일류 기업 육성 소명 갖고 이 자리에 섰다"
 
장 회장은 취임 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은 자랑스런 포스코를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어야 하는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며 "현재 가장 필요한 건 신뢰이며 임직원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초일류 기업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장 회장은 포스코에 36년간 몸을 담은 정통 철강맨입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며 포스코의 오랜 관행인 내부 출신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특히 서울대 공대, 철강 등 전임자인 최정우 회장(부산대·비철강) 때 달리했던 기존 주류 전통을 복원시켰습니다. 이는 내부 기득권 카르텔로 비쳐짐에 따라 외부로부터 비판받기도 한 대목입니다.  
 
장 회장은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 학사 및 석사, 미국 MIT 해양공학 박사를 취득했습니다.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으로 입사한 이후 RIST 강구조연구소장, 포스코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및 철강생산본부장 등 여러 요직을 역임했습니다. 장 회장은 지난 2018년 당시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했던 포스코의 철강부문장(대표이사 사장)으로서 신사업과 마케팅, 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 등을 경험한 뒤 그룹의 미래 방향 제시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앞서 장 회장의 선임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장 회장 선임에 찬성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이어 포스코홀딩스의 지분 6.71%를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공단도 찬성표에 동참키로 했습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지난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장 후보의 차기 회장 선임안에 찬성키로 했습니다. 포스코는 이른바 주인 없는 기업으로 불리는 소유분산기업 특성 상 국민연금의 입김이 크게 좌우됩니다. 국민연금은 KT의 구현모 체제 연임에 제동을 걸며 포스코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습니다. 
 
포스코 심장부 포항서 취임식…향후 100일간 현장 임직원과 '소통'
 
장 회장은 포스코센터에서 주주총회 일정을 마친 뒤 포스코의 심장부인 경북 포항으로 내려가 취임식을 열었습니다. 장 회장은 취임식에서 포스코그룹의 새 비전으로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을 제시했습니다. 장 회장은 이를 위해 △미래기술 기반의 초격차 비즈니스 선도 △함께 성장하는 역동적 기업문화 구현 △신뢰받는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경영체제 구축 등 세 가지 전략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장 회장은 앞으로 100일 간 그룹 주요 사업장들을 찾아다니며 현장 임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할 계획입니다. 장 회장은 "포스코는 임직원들이 똘똘 뭉쳐 역량을 집중해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며 "앞으로 100일 동안 현장에 있는 직원들과 직접 소통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과정을 거쳐 철강사업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고민하고 생각할 예정"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장 회장 앞에 놓여진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철강업 수익성 방어와 이차전지 소재의 정체 국면 돌파로 요약됩니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7조1272억원, 3조531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대비 각각 9%, 27.2% 감소했습니다. 국내외 시황 악화에 따른 철강가격 하락과 친환경 미래소재 부문의 실적 저조 탓입니다. 포스코홀딩스의 작년 철강부문 영업이익은 25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줄었습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전기차 성장 둔화로 국제 리튬가격이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했습니다. 포스코퓨처엠도 전년 대비 78% 크게 줄어든 360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습니다. 
 
한편, 해외 호화출장 논란에 연루됐던 사외이사들도 전부 재선임되면서 3년의 임기를 수행하게 됐습니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달 사외이사 후보 재추천과 관련해 이의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경찰에 입건된 유영숙, 권태균 사외이사는 이날 각각 재선임됐습니다. 유영숙 사외이사는 주총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의장으로 선임됐습니다. 향후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는 평가입니다. 
 
장인화 회장이 2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제56기 정기주주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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