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전국적으로 K팝 공연을 위한 5만석 이상 공연장이 태부족한 상황에서 민간에서 진행 중인 대형 공연장 공사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 내 5만석 이상 공연이 가능한 곳은 상암 월드컵경기장뿐인데요. 기존에 5만석 이상 수용이 가능했던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은 지난해 8월 리모델링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국내 대중음악 공연 시장의 부족한 인프라를 해결하기 위해
CJ(001040)그룹과
카카오(035720)가 음악공연 전문 아레나 사업에 뛰어 들었지만 공사비 증가 등의 이유로 현재 공사가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예정된 공사 기간내 완공은 불가능한 상태란 지적입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라이브시티 사업은 경기도가 고양시의 옛 한류월드 부지 개발을 위해 추진한 'K컬처밸리 조성 공모 사업'에 CJ그룹이 참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CJ ENM(035760)은 2015년 자회사 CJ라이브시티를 설립해 아레나와 상업·숙박·업무·관광시설 등 부대시설 건설을 목표로 올해 6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총 사업비는 1조8000억원 규모입니다. CJ라이브시티 단지 중 핵심 시설인 아레나는 실내 2만석, 야외 4만석 이상 수용 가능한 공간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국내 공연 시장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하지만 CJ라이브시티 사업은 각종 인허가 지체, 사업부지 환경 개선 조치 지연, 건설 경기 악화 등 외부환경에 의한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6년 가량 착공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2021년 6월 아레나 개발 건축허가 승인을 받아 10월 착공을 시작했으나 금리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공사비 재산정 문제로 지난해 4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경기도와 CJ라이브시티는 사업 추진이라는 원론적 당위성에 동의하지만 올해 6월 확약한 완공기한 연기와 이에 따른 지체보상금에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완공 시점이 늦어지면서 시행사인 CJ ENM은 경기도에 지불해야하는 배상금만 1000억원에 달합니다.
CJ라이브시티 사업은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 PF(프로젝트파이낸싱) 조정위원회 우선 검토 대상에 선정돼 중재안을 도출했습니다. 중재안에는 지체보상금 일정 부분을 감면하는 대신 지역 발전을 위한 공공 기여 부분을 확대하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경기도는 적극 행정을 진행하는 과정 중 결정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 감사원 사전컨설팅 심사를 요청했습니다. 추후 감사원 사전컨설팅 결과 등을 바탕으로 최종 협의를 진행합니다. 조정안에 대한 상호 동의 및 이행 여부를 결정하게 될 예정입니다.
CJ라이브시티는 국토부 PF조정위 중재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강력한 사업 추진 의지를 가지고 경기도와 합의 도출을 위해 적극 노력해왔고 국토부 PF조정위 중재안의 수용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며 "현재 PF조정위원회 절차 중 감사원 사전컨설팅 진행에 돌입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해당 관계자는 "빠르게 진행될 경우 2026년 완공을 하고 운영 준비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얼마나 빠르게 조정 합의가 이뤄져 공사 재개를 할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렸다"며 "빨리 개장을 해야 국내 필요하는 공연 수요를 수용할 수 있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CJ라이브시티 사업을 담당하는 경기도 측에 본지는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착공식 및 사업비전 선포식.(사진=문화체육관광부)
카카오가 추진하는 복합문화시설 서울아레나 사업도 잡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카카오 지분 98%와 아레나에이 지분 2%를 출자해 총 투자비 3600억원이 들어갔지만 공사비 증가로 인해 지난해 말 예정된 착공식이 연기됐습니다. 또한 현장 토양에서 쓰레기 등 폐기물이 발견돼 폐기물 처리를 위해 공사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업계는 서울아레나의 2027년 준공이 늦춰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서울아레나는 서울 도봉구 창동에 준공 예정인 최대 2만8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대중음악 전문 아레나 공연장과 중형 공연장, 영화관, 대중음악지원시설 등 K팝 중심의 복합문화시설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해 말 예정한 착공식이 연기된 건 이사회 의결을 거친 다음 진행하기로 했다"며 "발견된 폐기물을 치우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유관 기관과 협의해서 진행 중인 상황이다"고 했습니다.
또한 해당 관계자는 "공사 기간이 늘어날 지에 대한 부분은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예견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