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용기'내는 지구 지킴이들

입력 : 2024-04-25 오전 6:00:00
유독 '봄'이 빨리 찾아온 올해 4월, 추위에 움츠렸던 사람들이 따뜻한 햇볕과 초록 초록한 나뭇잎, 꽃의 향연에 이끌려 야외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한강과 공원, 산과 들, 꽃밭과 지역 축제 행사 등 가족과 지인, 연인,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봄날을 즐기고 있는 모습은 참 아름답더군요. 그런데 그 모습 뒤로 수많은 인파들만큼이나 일회용품 쓰레기 더미가 끝없이 쌓였습니다. '지구의 날'이 함께 있는 4월의 딜레마가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4월 22일을 지구 환경 보호의 날로 지정한 지 벌써 올해로 54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매년 지구의 날 전후 일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해 경각심을 일깨우며 저탄소 실천 활동을 추진하고 있죠. 문제는 정부입니다. 정부가 자원 재활용 정책을 잇달아 연기하거나 백지화하는 등 갈팡질팡하면서 기업도 국민들도 혼선을 빚고 있는 겁니다. 특히 택배 과대포장뿐만 아니라 일회용 컵이나 플라스틱 빨대 등 과거 시행하겠다고 해놓고 유예하거나, 예외가 남발하는 등 정책에 대한 신뢰가 저하된 사례들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죠.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와 달리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지자체, 작은 카페 사장님까지 정부와 무관하게 일회용품을 줄이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겁니다. 갑자기 정책을 바꾸는 정부와 달리 꾸준히 환경을 보호하려는 국민들이 있는 거죠. 최근에는 '1년에 86톤 플라스틱'을 배출하는 잠실야구장에 핑크색 다회용기가 등장했습니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발생하는 쓰레기 산이 조금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주말부터 시작하는 함평 나비 대축제 또한 친환경 축제로 만들기 위해 행사장에서 1회 용품 사용을 없애고 다회용기만 사용한다고 합니다. 
 
김초엽 소설 <지구 끝의 온실>은 지구에 대재앙을 몰고 온 더스트로 인해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미래의 어느 날. 더스트의 침입을 막아놓은 유일한 곳 온실을 향해 두 자매가 목숨을 걸고 찾아 나서는 내용이 나옵니다. 현실에서 볼 수 없을 것 같은 세상이 펼쳐지는 SF 소설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 법한 세상을 그려내죠. 하지만 이 소설은 ‘생존’이 아닌 ‘공존’의 가치에 무게를 두는 소설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계속 살아가야 하는 이 공간에 대해 정부와 기업, 소비자가 '원 팀'이 돼 지구 안의 온실을 유지해야 할 텐데 정부가 손놓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정부의 정책이 오락가락 하는 동안 시민들은 기후 위기 대응과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김하늬 콘텐츠·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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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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