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인니 은행업 진출…김동원, 글로벌 시장서 두각

글로벌최고책임자 맡은지 1년 만에 결실
디지털 역량 살려 금융업 시너지 기대

입력 : 2024-04-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지분 투자를 통해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한 것인데요. 김 사장이 글로벌최고책임자(CGO)를 맡은 지 1여년 만의 성과입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해외 시장에서 생·손보 사업을 넘어 은행업까지 영위하며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화생명은 지난 23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 지분 40%를 매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리포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금융·부동산·유통 등 다양한 사업영역을 운영중인 재계 6위 그룹입니다.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 2조3000억원의 현지 30위권 중형 은행으로, 1990년 설립 이후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115개 지점과 1247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점 영업력이 강해 현지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고, 우수한 자본건전상과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화생명의 디지털화 전략은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발전 정책 방향과 부합합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보험 추천, 할부금융, 핀테크 기반 지불결제서비스, 카드사업 등의 진출을 원하는 해외 기업에 대해 그룹사를 대상으로 투자를 권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후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2025년까지 결제 시스템 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비전을 세웠습니다. 디지털 오픈 뱅킹을 활용해 금융 시장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도시 기획?산업현장 전반에 활용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도입됐고 핀테크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노부은행 지분 투자의 배경에는 김 사장이 그동안 글로벌 리더들과 쌓은 네트워크가 초석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김 사장은 지난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리포그룹의 존 리아디(John Riady) 대표와 인연을 맺고 리포손해보험 지분 투자를 성사시켰습니다.
 
일찌감치 해외 사업에서 역량을 드러냈던 김 사장은 지난해 2월부터 글로벌최고책임자를 맡아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습니다. 노부은행 지분 투자도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존 리아디 대표와 만나 논의한 결과입니다.
 
한화생명은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2012년 인도네시아 현지 생보사를 인수해 방카슈랑스 채널 등으로 영업했습니다. 주력 상품은 변액보험이지만 건강보험, 단체보장성보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습니다.
 
그 결과 현지 법인은 2019년부터 4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현재는 젊은층 중심의 잠재 고객군 화보를 위해 보험업무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자회사인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리포그룹의 금융 자회사 리포손해보험의 지분 62.6%를 매입하기도 했습니다. 수도인 자카르타 등 인도네시아 전역에 14개 지점을 두고 있는 리포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기준 총 자산 2032억원, 수입보험료 299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현재는 보험사 수평 통합을 기반으로 생·손보를 아우르는 상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노부은행 지분 투자로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에서 생명·손해보험업뿐만 아니라 은행업까지 아우르게 됐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를 주요 거점으로 삼아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영업을 확장한다는 목표입니다.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진출에 적극적인 이유는 인구·경제 규모에서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7979만명으로 인도·중국·미국 다음으로 많은 규모입니다. 은행 산업의 평균 성장률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 은행은 수익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인도네시아 상업은행이 2021년 기준 4.5%를 기록하며, 한국(1.8%)의 두배가 넘을 정도입니다. 현재 국내 금융업 시장은 포화 상태로 장기 성장에 목마른 국내 금융사들은 글로벌 시장에 눈을 돌리는 주요 이유입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기존 내방 중심의 채널에 디지털 뱅킹 등을 더해 모바일 기반 영업환경을 확산시킬 예정"이라며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한 현지 법인의 생보 상품과 지난해 지분을 매입한 리포손해보험의 손보 상품 판매로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은행업에 진출한 배경에는 김동원 사장이 쌓아 온 글로벌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화생명 사옥과 김동원 사장. (사진=한화생명)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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