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9일 "법제사법위원회의 자구심사 권한을 악용한 '법맥경화' 문제가 22대 국회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제도·정치적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헌법재판소가 고인의 뜻과 관계없이 가족들에게 일정 비율 이상의 상속을 보장하는 유류분 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했다"며 "국회 차원의 빠른 입법이 뒤따라야 하는데 관련 내용이 담긴 '구하라법'은 법사위에 가로막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표는 "법사위가 법안을 사실상 '게이트키핑' 하며 소국회처럼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21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구하라법을 비롯해 민생 관련 필수 법안 최대한 속도를 낼 것이고, 여당도 협조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이 대표의 발언은 22대 국회에서 법사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후반기 때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내준 후 간호법, 방송3법, 노란봉투법 등 핵심 법안이 줄줄이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려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구하라법도 그중 하나입니다. 앞서 서영교 의원은 지난 2021년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자녀·배우자·부모·형제자매의 상속을 제한하는 '구하라법'을 발의했지만, 21대 국회 임기(5월29일)를 1달 남긴 현재까지 법안은 계류 중입니다. 국회 임기가 끝나기 전에 처리되지 않으면 법안은 자동 폐기됩니다.
한편, 이 대표는 서울시의회와 충남도의회가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의결한 것에 대해 "학생 인권에 대못을 박는 정치적 퇴행"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두 의회에서 국민의힘이 다수당이란 사실을 짚으며 "총선에서 국민이 어떤 것을 지향하는지 드러났음에도 국민의힘은 국민 뜻에 역행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은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추락의 원인이라고 하는데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라며 "교권 문제는 공교육의 붕괴에서 발생한다. 학생 권리를 억눌러야 교권을 세울 수 있다는 건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