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를 위해 고도화한 비대면 실명 확인 기술을 금융사에 권고한 가운데 저축은행들이 안면인식(셀피인증) 기술 도입에 나섰습니다. 저축은행 주요 고객층이 50대 이상 고령층으로 각종 금융범죄 사각지대로 꼽혀왔던 만큼 관심이 쏠립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65억원으로 전년보다 514억원(35.4%) 증가했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가 절실해진 상황에서 국내 저축은행들은 비대면 계좌 개설 시 안면 인식으로 본인 확인을 강화한 시스템을 연내 도입할 방침입니다.
우선 저축은행중앙회가 영상인식 인공지능(AI) 전문 기업과 손잡고 대면·비대면 신분증 진위 확인 시스템 재구축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미 창구에서 대면으로 본인 확인을 강화한 시스템은 저축은행 79개사 모두 진행 중입니다.
자체적으로 비대면 보안 강화에 나선 곳도 있습니다.
하나저축은행은 최근 비대면 채널의 안면인식·신분증 진위 여부 확인 등 보안을 강화했습니다. 모바일 앱에서만 가능했던 비대면 계좌 개설 등을 인터넷 뱅킹에서도 가능하도록 하면서 관련 보안을 시스템을 고도화했습니다.
우리저축은행의 경우는 우리금융이 자체적으로 안면 인식 시스템을 구축한 슈퍼앱에서 뱅킹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요. 우리금융이 올해 하반기 슈퍼 앱을 개편한 '뉴원'에서는 보안 기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SBI저축은행도 비대면 본인 확인과 개인정보보호 관련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들은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한 시스템 강화에 이어 금융권 내부통제 사고 방지 차원의 보안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지정맥 인증으로 본인인증 기술을 적용해 비밀번호 유출이나 내부 정보 공유 등에 따른 금융사고를 차단한다는 취지입니다. 지정맥 인증은 손가락 내부의 혈류로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데, 기존의 지문과 홍채·안면인식보다 강화된 생체인증 기술로 알려졌습니다.
저축은행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3월 안면인식 등 고도화한 비대면 실명 확인 기술을 금융사에 권고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금융위는 '비대면 실명 확인 가이드라인' 개편안을 시행하면서 안면인식 실명 확인 방법을 권고사항으로 포함했습니다.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안면인식 신부 확인 서비스 개발이 확산되면서 이를 가이드라인에 추가했습니다.
다만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관련 시스템 개발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데요. 저축은행중앙회는 인공지능 전문 기업과 함께 은행 창구를 통한 대면은 물론 웹과 앱 등 비대면 채널에서도 신분증 진위확인 서비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창구와 온라인 등 모든 채널에서 금융 사고 방지를 위한 보안 강화 필요성이 있다"며 "안면인식 강화 등은 이미 창구에서는 시행하고 있고, 현재 개발되고 있는 비대면 강화 시스템에도 많은 저축은행들이 동참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저축은행업계가 올해 안으로 비대면 본인확인을 위한 안면인식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3월25일 인천 연수구 인천대학교에서 진행된 대학생 소비자 피해 예방 캠페인에서 경찰 관계자가 대학생들에게 보이스피싱 대처 요령이 적힌 안내문을 나눠주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