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바늘구멍 같던 중국 게임 시장이 활짝 열릴지 관심을 끕니다.
28일 정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는 최근 한중 양자회담을 통해 FTA 2단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수석대표 회의는 6월초 열립니다. 양국이 논의할 개방 확대 분야는 문화·관광·법률 등입니다.
이 때문에 문화 콘텐츠인 게임의 중국 시장 진출 길이 넓어질 가능성을 두고 업계에선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근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판이 인기를 끈 가운데, 펄어비스의 '검은사막'과, 위메이드의 '미르M' 등이 중국 진출 준비중이라 분위기가 고조된 상황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을 마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연합뉴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넥슨이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흥행으로 많은 분이 관심과 기대를 갖고 계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에선 현지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라며 "중국이 워낙 특이한 시장이다 보니 세세한 부분까지 풀릴 지 모르겠지만 가장 시급한 건 판호 문제"라고 했습니다.
업계에선 향후 FTA 협상에서 한국 게임 수출을 막는 중국 제도의 개선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옵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하려면 인터넷문화경영 허가증과 인터넷 콘텐츠 제공자(ICP) 허가증, 판호(인터넷 출판 자격)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외국 기업의 '인터넷문화경영'을 금지해 진입장벽을 높여놨습니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자체 게임 서비스를 하지 못하니 중국 게임 업체에 IP(지식재산권)만 파는 사례가 늘었다고 합니다.
특히 ICP 허가증은 외국인 투자자 지분 점유 비율이 50% 이하여야 하고, 또 판호와 관련 허가증 취득 절차 역시 복잡합니다.
이 때문에 게임산업협회는 올해 2월 '디지털경제연합 22대 총선 정책제안서'를 통해, 중국과의 FTA에서 관련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학계에선 정부가 한중 FTA로 불확실한 업황을 타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게임 자체 경쟁력 강화 역시 필수라는 조언이 나옵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실적 악화와 구조조정 등 냉각기에 놓인 게임계 현실을 볼 때, 중국 시장은 열려야만 하는 시장"이라며 "중국 정부는 제도 개편에 대한 장악력이 강하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청신호에 일희일비할 상황은 아니"라며 "콘솔 및 싱글 패키지 게임 강화 등 한국 게임 산업 생태계의 구조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