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카드사들이 소비자 혜택이 좋은 이른바 '혜자카드'를 잇따라 단종하고 있는데요. 혜자카드가 단종 되기 전에 서둘러 발급받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오는 3일부터 '대한항공카드 030', '대한항공카드 070', '대한항공카드 150', '대한항공카드 더 퍼스트'의 신규·교체·갱신·추가 발급을 중단합니다. 앞으로는 이미 카드를 발급받은 이용자가 유효 기간 내 분실 및 훼손 등의 사유로 재발급을 신청할 때만 카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현대카드가 이번에 단종하는 대한항공 혜택 카드들은 실적·한도 제한 없이 1000원당 1마일리지가 적립됩니다. 특히 더 퍼스트의 경우 대한항공 직판 항공권·기내 면세점 이용 시 1000원당 5마일리지가 적립돼 대한항공 주 이용객에게 인기가 높았습니다.
이와 함게 현대카드는 오는 12일 오후 5시부터 '배민현대카드', '배민현대카드 하이브리드' 신규·교체·갱신·추가 발급도 종료합니다. 이 카드는 배달의민족 앱에서 배민페이로 결제 시 3% 배민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쇼핑·영화를 볼 때에도 2% 배민포인트를 적립해줬습니다. 최근 늘어난 배달앱 소비 패턴에 최적화된 카드였습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28일 신용카드 'AK2030', 'AK 레이디', 'AK 빅 플러스 GS칼텍스', 체크카드 'JYP Fan's EDM'(일반·트와이스·갓세븐·데이식스·있지·스트레이키즈) 발급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JYP 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한 JYP Fan's EDM 체크카드의 경우 콘서트 예매, 음원 캐시백 등 해줘 K팝 팬들에게 인기였습니다.
국민카드도 오는 8일부터 KB국민 청춘대로 톡톡카드(레드몬·빅몬·버드몬·옐로우몬) 발급을 중단합니다. 이미 지난달 28일부터 '스카이라이프 울트라 KB국민비씨카드'를, 지난달 27일 오후 4시 부로 KB국민 ONE 체크카드 발급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스카이라이프 울트라 KB국민비씨카드'는 스카이라이프 울트라 서비스 할인과 통신 서비스가 할인되는 생활 연계형 카드였습니다.
수익성 악화 위기에 처한 카드사들이 잇따라 혜자카드를 없애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카드사들은 지난 1분기 비용 관리 효율화로 실적개선에 성공했지만 연체율이 대부분 상승하면서 업황 부진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당분간 내실경영을 지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마일리지 혜택도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카드사들의 잇따른 단종 러시에 소비자들도 바빠졌습니다. 주요 포털사이트 카드 관련 커뮤니티 등에는 단종 카드 소식 공유하며 '꼭 발급받아야 하는 카드'라며 발급을 서두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번에 마지막으로 발급받으면 유효기간까지 최소 5년은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막차를 타겠다는 의미입니다.
서지용 사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에 부딪힌 카드사들이 본업인 신판(신용판매)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현 적격비용 제도가 신판 수익률 악화로 이어지면서 영업 경쟁역이 위축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카드사들이 마일리지 등이 풍성한 이른바 '혜자카드'를 줄줄이 단종시키는 배경에는 수수료율 수익 감소 등 수익 악화의 이유가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식당 종업원이 카드 결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