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리셀에 '화들짝'…서울시 "전지공장 시설 25곳 긴급점검"

6월28일~7월10일간…피난통로 확보·외국인 안전교육 등 확인

입력 : 2024-07-03 오후 3:49:58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지역 내 전지공장 관련 시설에 대한 긴급 화재점검에 나섰습니다. 경기도 화성시 소재 일차전지 제조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대형 화재참사가 일어난 데 따른 조치입니다. 점검 대상은 25곳에 이릅니다. 서울시는 경보·소화시설 관리실태, 화재 초기 대응체계 점검을 비롯해 아리셀 공장 화재에서 문제가 된 위험물 취급실태, 피난통로 확보, 외국인 대상 안전교육 등까지 일제히 살피로 했습니다.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서울시 소재 전지공장 관련 시설 25곳에 대해 긴급 화재안전컨설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25곳을 세부적으로는 보면 △강남구 7곳 △서초구 6곳 △강서구 3곳 △중구 2곳 △영등포·종로·광진·관악·송파·성동·금천구 각 1곳입니다. 특히 종로구에는 SK넥실리스 서울사무소, 영등포구는 랑세스코리아가 있습니다.
 
3일 서울시 서울소방재난본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엔 일차·이차전지를 제조하거나 관련 소재를 생산하는 시설, 보관 창고 등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점검은 화재안전조사가 아니라 화재안전컨설팅으로 진행됩니다. 소방서에서 관할 자치구 내 전지공장 관련 시설을 찾아가 안전관리 실태를 조사하고, 화재 안전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하는 내용입니다. 소방서는 이번 점검을 2인 1개조의 화재안전조사관이 담당토록 했습니다.
 
서울시 소방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앞서 6월25~26일 두 차례에 걸쳐 25개 시설에 대해서 일차적으로 전화통화로 화재 안전관리를 지도했다"며 "지금은 본사나 사무소가 스스로도 화재를 예방하고 대응하며, 지방에 있는 공장에도 화재 안전관리를 자체적으로 안내를 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화재안전컨설팅의 중점 지도사항은 9가지입니다. △화재 예방 및 화재 위험 취약요소 사전 제거 등 안전관리 강화 △경보·소화설비, 방화셔터 등 중요 소방·방화시설 유지 관리 △화재 등 비상상황 고려, 자위소방대, 초기대응체계 운영 강화 △화재 대비 긴급대피 수평 또는 수직 비상탈출로 2곳 이상 확보 △유도등 시인성 개선 및 화재시 피난 대피 전담자 지정 운영 △위험물 저장·취급 실태조사 및 안전관리 규정 준수 철저 △가설건축물·콘테이너 등 설치의 적정성 여부 확인·조치 △전기·가스시설 등 관련 안전관리 강화 철저 △근로자(외국인) 대상 화재시 대피요령 등 정기교육, 작업 전 안전교육 등입니다.
 
서울시는 아리셀 공장 화재에 뒤이어 이번 컨설팅을 진행하는 만큼 이번 화재 참사에서 이슈가 된 안전 문제들을 대거 점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 소방 관계자는 "(아리셀 공장 화재에선) 비상탈출이 큰 이슈였는데, 새로 들어온 노동자나 외국인 노동자는 낯선 제대로 비상구와 대피로를 찾지 못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엔 작업반장 등이 신속히 피난을 안내할 수 있도록 하고, 대피 전담자를 지정해서 운영하는 방법이 있다"고 했습습니다.
 
소방청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이 6월25일 공개한 경기 화성 리튬전지 제조업체인 아리셀 공장의 화재(6월24일) 진행 상황이 담긴 내부 CCTV 화면. (사진=연합뉴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앞서 지난달 24일 오전 10시31분쯤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에 위치한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근로자 2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습니다. 사망자는 한국인(귀화 포함)이 5명, 외국인이 18명입니다. 
 
아리셀 공장 화재는 역대 화학공장 화재 사고 중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리셀 사고 전엔 1989년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있는 럭키화학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 16명이 죽고 17명이 부상당한 사례가 있습니다. 
 
아리셀 공장 화재 이후 경찰과 소방당국 등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공장엔 비상구와 피난통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안전교육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은 또 공장 내부 대피로 앞에 쌓인 적재물들이 노동자들의 안전하고 신속한 대피를 막아 참사를 키웠을 가능성을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민단체들이 모인 '화성 아리셀 화재참사 희생자 추모행동'은 지난 2일 "현장에선 제대로 된 안전교육이 없었다"며 "위험한 유해물질을 다루는 공장이고, 그전에도 화재사고가 있었는데 안전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입장을 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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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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