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강동씨앤엘, 본업 부진에도 골프장 인수…사업 다각화 '시도'

장성 공장 폐쇄로 매출·영업이익 급감
'블루원 디아너스CC' 인수 마무리…인수금액 1320억원
과거 무등산CC·담양레이너CC 운영사 투자 경험

입력 : 2024-07-05 오후 5:10:42
이 기사는 2024년 07월 5일 17:1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강동씨앤엘(옛 고려시멘트(198440))이 올 들어 수천억원대 골프장을 잇따라 인수하며 레저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본업인 시멘트 제조·판매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강동씨앤엘이 인수한 '강동 디아너스CC'.(사진=강동 디아너스CC)
 
골프장 운영 사업 재개…포트폴리오 다각화 본격 행보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강동씨앤엘은 태영그룹 계열사 블루원이 보유하고 있던 경북 경주시 소재 ‘블루원 디아너스CC’ 인수를 지난 4일 마무리했다.
 
회사는 지난달 3일 블루원과 블루원 경주사업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디아너스CC, 리조트, 워터파크, 룩스타워(복합문화공간) 사업의 자산과 부채, 계약, 인력 등 영업 일체를 1320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양수도대금의 10%인 132억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했고, 이달 4일 90%인 1188억원을 잔금으로 최종 지급하며 거래를 종결했다. 사업장 이름 역시 ‘블루원 디아너스CC’에서 ‘강동 디아너스CC’로 변경했다.
 
강동씨앤엘은 블루원과 블루원 디아너스CC, 루나엑스CC 등 2개 골프장을 한 번에 매입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당시 블루원 측에서 너무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이번 거래만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씨앤엘은 과거에도 골프장 운영을 경험한 바 있다. 2020년대 초반까지 무등산CC를 운영하는 동광레저개발 지분 16.01%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2021년 이를 강동그룹 계열사인 ‘미래’에 104억원에 양도했다. 고려시멘트 시절인 2017년 해당 지분을 90억원에 매입해 4년간 운영에 참여하다 계열사로 넘긴 것이다. 지난 2020년에도 담양레이너CC 운영사인 에이취·에이취레저 지분 23%를 6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이후 사실상 시멘트 사업 만을 영위해 온 강동씨앤엘은 보통포틀랜드시멘트·혼합시멘트를 제조하던 전남 장성 공장을 지난해 폐쇄하며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60여 년간 운영해 온 공장이지만, 손익구조 악화에 따른 적자 지속으로 혼합시멘트 제조부문을 목포 공장으로 이전하며 폐쇄를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22년 699억원이던 회사의 별도 기준 매출은 지난해 505억원으로 약 2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시멘트 공장들의 수익성 감소로 지난 2021년 3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2년 –126억원, 2023년 –172억원으로 손실전환했다.
 
시멘트 제조업의 수익성 악화로 강동씨앤엘은 골프장 운영에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에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관광휴양업 △유원지테마파크운영업 △휴양시설 개발업 △종합레저시설 운영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임시주총 이후 신규사업 개발과 사업다각화를 위해 사명도 기존 고려시멘트에서 강동씨앤엘로 변경했다.
 
적자 지속에도 우수한 재무건전성…골프장 사업 진출 체력 ‘충분’
 
강동씨앤엘은 본업의 수익성 부진으로 지난 2022년과 2023년, 그리고 올해까지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별도 기준 매출 40억원, 영업손실 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매출 189억원, 영업손실 44억원) 대비 영업손실 규모는 줄었지만, 매출 규모가 대폭 줄었다.
 
다만, 잇단 영업손실에도 회사의 재무건전성은 우수한 수준이다. 지난해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24.3%, 순차입금의존도는 –1.9%로 사실상 무차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도 부채비율은 25.5%, 순차입금의존도는 –4.5%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블루원 디아너스CC 인수가 결정되기 이전인 올해 3월 말 별도 기준 강동씨앤엘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7억원, 이익잉여금은 211억원으로 골프장 인수 금액인 132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강동씨앤엘이 속한 강동그룹의 계열사들이 힘을 보탰다. 회사는 지난달 18일 강동아스콘, 미래, 강동레미콘, 강동콘크리트, 강동, 고려레미콘, 대보레미콘 등 강동그룹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5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이달 1일 회사로 납입됐다. 또한 이달 1일에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운영자금’ 명목으로 100억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한편, 1962년 설립된 강동씨앤엘은 지난 2004년 유진기업(023410)에 인수됐다가 2012년 강동그룹에 편입됐다. 지난 2017년 NH스팩3호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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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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