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부터 취업까지 '역대 최장'…시간제 비율도 '최대'

통계청, 청년층 경제활동인구 조사…고용지표 지난해보다 줄줄이 나빠져

입력 : 2024-07-16 오후 4:45:14
지난 3월26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에서 열린 2024 인천공기업·우수기업 청년취업설명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업체 부스에서 전형 일정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세종=이진하 기자] 청년층(15∼29세)이 대학을 졸업하는 기간과 첫 취업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역대 최장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여기에 청년층의 첫 일자리 중 시간제 근로 비중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두 항목 모두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더딘 경기 회복으로 기업 고용이 위축되면서 청년층의 일자리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대학 졸업자(3년제 이하 포함)의 평균 졸업 소요기간은 4년3.8개월로, 1년 전과 비교해 0.5개월 늘었습니다. 대학을 마치는데 남자의 경우 군대에 가는 휴학기간을 포함해 5년1.4개월, 여자는 4년5.2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청년들, 첫 직장까지 '꼬박 1년'…절반은 '비경제활동'
 
이처럼 대학 졸업 소요기간이 늘어난 것은 대학 재학 중 휴학 경험자가 늘어나면서인데요. 휴학 경험자 비율은 46.8%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또 이들의 휴학 사유는 취업과 자격시험 준비가 27%로, 지난해와 비교해 2.3%포인트 증가했습니다. 또다른 사유로 휴학비와 생활비 마련은 10.9%로 역시 같은 기간 대비 1.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청년들이 졸업 후 첫 일자리를 얻는 데까지 걸린 기간도 지난해 대비 1.1개월 늘어난 11.5개월이었습니다. 또 고졸 이하의 경우 2.8개월 늘어난 1년5.6개월이었고 대졸 이상은 0.1개월 증가한 8.3개월로, 학력에 따른 취업 문턱의 차이가 컸습니다. 첫 직장을 잡는데 시간이 더 늘어난 것은 취업 준비뿐만 아니라 진학 준비 활동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졸자는 대학을, 대졸자는 대학원을 준비하다가 결국 취업으로 방향을 돌렸다는 의미입니다.
 
올해 5월 기준 청년층 인구는 817만3000명으로, 출산·고령화로 인구 구조가 변하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만3000명 감소했습니다. 이 중 일하지 않거나 못하는 청년이 늘면서 경제활동 참가율은 50.3%로 0.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또 청년층 고용률(46.9%)은 0.7%포인트 줄어든 반면, 실업률(6.7%)은 0.9%포인트 올랐습니다.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의 비중(13.9%) 역시 지난해 대비 1.3%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청년고용 지표가 부진을 겪으면서 시간제 일자리로 첫 취업을 경험하는 비중도 늘었습니다. 첫 일자리의 시간제 근로 비중은 지난해 대비 2.0%포인트 늘어난 23.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정규직 일자리로 볼 수 있는 전일제 근로는 2.4%포인트 줄어 74.1%로 집계됐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선호하는 청년층의 수요와 실제 제공되는 일자리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사기업에 취업할래요"…공무원, 18년 만에 2위로 하락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1년 7.2개월로 전년에 비해서는 0.6개월 늘어났습니다. 다만 '취준'기간이 11개월 넘게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첫 직장에서의 이탈이 비교적 잦은 셈입니다. 첫 일자리를 그만둔 사유로는 '보수·근로시간 등 근로여건 불만족'이 45.5%로 가장 비중이 컸지만, 1년 전보다는 0.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임시적·계절적인 일의 완료·계약기간이 끝남' 15.6%, '건강·육아·결혼 등 개인·가족적 이유'가 15.3%로 뒤를 이었습니다.
 
첫 직장 취업 당시 임금은 200만~300만원 미만(35.2%)이 가장 많았고, 150만~200만원 미만(33.1%), 100만~150만원 미만(13%) 순이었습니다. 300만원 이상인 경우는 5.1%에 불과했습니다.
 
청년층의 취업 선호 분야도 바뀌었습니다. 청년층의 공무원 선호도가 18년 만에 처음 2위로 내려왔습니다. 사기업(일반기업체)을 준비하는 비중은 29.7%로 1년 전과 비교해 2.4%포인트 상승한 반면, 공무원(일반직공무원)을 준비한다고 답한 비중은 23.2%로 전년 대비 6.1%포인트 급감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수준과 악성 민원 등 열악한 근무조건 탓에 청년들이 공직사회 입문을 꺼리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박주용, 세종=이진하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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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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