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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22일 17:1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이 기업공개(IPO) 시장에 잇달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소수의 대형 증권사가 주요 IPO를 휩쓸었던 것과 다른 분위기다. 이들 중소형사는 신기술이나 신산업 분야에서 갖춘 경쟁력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하반기 상장 노리는 신영·유진증권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각특수효과(VFX) 전문기업 엠83은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앞서 엠83은 지난 11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승인 결과를 통보 받았다.
현재 엠83의 공모 희망밴드는 주당 1만1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밴드 상단 기준 공모금액은 195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1012억원으로 추산된다. 공모 주식 수는 150만주로 전량 신주로 모집하며 오는 8월1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영증권 사옥(사진=신영증권)
이번 엠83 IPO 대표 상장 주관사는
신영증권(001720), 인수사는
유진투자증권(001200)으로 모두 중소형 증권사다. 사실 올해 IPO 시장에선 중소형사가 거의 힘을 쓰지 못했다. 증시 회복으로 IPO 시장은 점진적으로 회복했지만 소수 대형 증권사로 쏠림현상이 있었다.
실제 지난해까지 중소형 IPO를 주관했던 신영증권도 지난 2월 신영스팩10호 상장 이후 실적이 전무했다. 유진투자증권도 2월 유진스팩10호 상장이 올해 IPO실적의 전부다.
신영증권은 이번 엠83 상장에 한껏 기대를 품고 있다. 엠83을 시작으로 에어레인, 한켐, 제닉스 등의 상장 예비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엠83 인수사로 참여하는 유진투자증권도 인공지능(AI) 로봇솔루션 전문기업 씨메스의 IPO를
삼성증권(016360)과 공동주관한다. 씨메스가 연내 상장할 경우 유진투자증권은 약 3년 만에 직상장 주관에 성공하는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앞서 IPO 조직을 충원, 이번 딜이 역량강화 시험대나 마찬가지다. 이번 딜도 지난해 6월 삼성증권 출신 유장훈 IPO실장(상무)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10명 내외 불과하던 인력도 20명 가깝게 늘렸다. 조직구성도 IPO실 산하에 IPO1팀과 IPO2팀으로 개편했다.
계속되는 쏠림 현상…틈새전략 '묘수'
올 하반기 들어 중소형 증권사들의 IPO 도전이 계속되지만 사실 대형 증권사 독식은 여전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스팩주를 제외하고 올해 신규상장을 완료하거나 신규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받는 기업은 총 105개에 달하지만 주관 증권사는 15개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한 두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상위 증권사다.
주관 기업 수가 가장 많은 곳은
NH투자증권(005940)이다. NH투자증권은 19일 기준 총 8개 기업 상장 주관을 마무리했고 17개 기업의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진행 중이다. 다음은 한국투자증권이 총 7개 상장을 마무리하고 16개 기업의 상장예비심사 청구건에 참여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장완료 4건, 상장예비심사 8건으로 뒤를 이었고 KB증권이 상장완료 6건, 7건의 상장예비심사 주관에 참여했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은 상장 희망 기업이 증시 입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뻥튀기 상장'으로 논란이 된 파두사태 후폭풍이다. 금융당국이 상장예비심사 기업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면서 IPO 주관 실적이 많은 대형 증권사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이에 중형 증권사는 경쟁이 비교적 덜한 틈새시장 공략으로 전략을 바꿨다. 각 회사가 가지고 있는 비교우위를 활용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SK증권(001510)은 AI 기반 장기 재생 전문기업 로킷헬스케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지난 5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이 완료된다면 SK그룹에서 독립 이후 첫 IPO 실적이다.
SK증권은 SK그룹 시절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형 바이오 IPO에 인수사로 참여했다. 이번 대표 주관은 이전 바이오기업 상장 경험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교보증권(030610)은 홍보·마케팅 전문기업 함파트너스 대표 주관 자격을 얻었다. 쟁쟁한 경쟁사를 제치고 대표 주관을 맡게 된 이유는 스팩 합병 경험 덕분이다. 앞서 교보증권은 지난 2021년 상장시킨 교보11호스팩을 지난 3월 제이투케이바이오와 합병시키는 데 성공했고 지난해 교보14호스팩과 교보15호스팩도 나란히 증시에 입성했다.
함파트너스도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이 예견된다. 앞서 함파트너스는 신한투자증권의 신한제8호스팩와 합병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11월 철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IPO 주관시장에서 대형 증권사 편중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작년 파두 사태 이후 심해진 경향이 있다"라며 "하지만 대형사들이 IPO의 모든 부문에서 우위를 가진다고 할 수 없고 틈새시장이 존재하는 만큼 회사마다 가지고 있는 비교우위를 활용해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