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인 '전승절'을 맞아 '전승세대'로 불리는 참전노병 상봉모임은 물론 기념 행진, 공연에 모두 참석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직접 연설을 하지는 않았으나 리일환 당 비서가 계승의 역사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7일 평양체육관에서 진행한 전승세대와의 상봉모임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했다고 28일 보도했습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노동당과 정부, 군부 주요 직책에 오래 몸담아온 전쟁노병들을 만나 인사를 나눈 뒤 주석단에 올랐으나 연설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리일환 당 비서가 마이크를 잡고 "새 세대가 전승세대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리일환은 "조국의 가장 귀중한 명절에 위대한 역사의 창조자, 체현자들과 뜻깊은 상봉모임을 가지게 된 것은 우리 국가와 인민의 자랑이고 새 세대들의 행운"이라며 "영광스러운 우리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영예롭게 사수하고 불멸의 영웅정신을 마련해준 1950년대의 조국수호자들은 후세토록 길이 찬양하고 본받아야 할 진정한 애국자, 열렬한 혁명가의 귀감"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또 "오늘 대축전은 전승을 안아온 세대와 그 승리를 지켜 전쟁 못지않은 그보다 더 간고했던 년대들을 전설적인 기적과 비약의 년대들로 전환시키며 수호자의 사명을 다함에 용감해온 계승세대가 함께 받들어 올린 영예의 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모임에서는 '전승세대의 위훈과 투쟁전신을 보여주는 편집물'을 상영했는데요. 통신은 편집물을 언급하면서 "강대한 이 나라에서 전란의 걱정을 모르고 자란 모든 이에게 전승을 안아온 역사도 위대하지만 그것을 지키고 억세게 이어온 계승의 역사는 더욱 거룩함을 감명 깊이 보여줬다"고 자평했습니다.
통신은 편집물에 담긴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북한이 "자위력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워 개발해온 핵 프로그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찰위성 등 그간의 국방 성과를 소개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7일 저녁에는 평양체육관 광장에서 '조국해방전쟁'(6·25전쟁)시기를 상징하는 기념 행진이 열렸고, 김 위원장은 전쟁노병과 함께 주석단에서 이를 지켜봤습니다.
현철해·연형묵·박송봉·심창완 등 '열혈 충신'의 초상사진이 행진 진두에 섰고 6·25전쟁에 참전한 근위부대가 배출한 '공화국 영웅들'의 사진 등이 그 뒤를 따랐습니다.
김 위원장은 27일 밤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열린 경축 공연도 전쟁노병들과 함께 관람했습니다.
북한이 '전승절' 71주년을 맞아 개최한 행사에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비롯한 당, 정, 군 간부들이 참석했고 북한에 주재하는 외교관들도 초대됐습니다.
6·25전쟁에서 미국에 맞서 싸워 이겼다고 주장하는 북한은 1973년 정전협정 체결일을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로 지정했고, 1996년에는 국가 명절인 '전승절'로 격상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챙긴 행사 외에도 다양한 행사가 지난 27일 평양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열렸는데요. 통신은 "조국해방전쟁승리 71돌을 전 인민적 경사의 날로 뜻깊게 경축했다"고 전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지면을 기존 6개 면에서 2개 면을 늘린 8개 면을 할애해 '전승절' 당일에 열린 행사 소식들을 사진과 함께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조국해방전쟁승리 71주년(7월 27일) 경축 조국해방전쟁시기 상징종대들의 기념행진의식이 지난 27일 저녁 평양체육관광장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