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투톱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특정 테마가 인기를 끌 때마다 유사한 ETF를 연달아 출시했지만, 수익률에선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단기 수익에만 초점을 맞춘 부작용으로 보입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운용과 미래운용은 지난 2018년 최초로 2차전지 관련 ETF를 각각 출시한 후 유사 ETF를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뒤늦게 상장한 2차전지 소재 ETF들은 출시 후 평균 4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미래운용 관계자는 "올해 7월 2차전지소재Fn과 2차전지테마 ETF의 방법론을 일부 변경했다"면서 "ETF의 개별 종목 한도 (Cap)을 확대해 주도주의 비중 시가총액 비중만큼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구성종목 정기변경을 연 2회에서 4회로 늘려 산업의 트렌드를 더욱 민감하게 반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메타버스 열풍이 얼마 후 식으면서 이들 ETF 역시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TIGER Fn메타버스는 출시 이후 30% 넘게 하락해 투자자들은 손실을 면치 못했습니다. 21년 출시 후 연간기준 개인투자자들은 이 ETF를 2300억원 가까이 사들였습니다. 같은해 KODEX K-메타버스액티브도 2770억원 순매수했습니다.
이처럼 유사한 ETF를 재탕·삼탕하는 전략은 운용사들이 ETF 거래량 증가와 단기 수익성에만 집중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결과적으로 상품 출시 때만 인기를 끌다가 결국 수익율은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유행하는 테마에 맞춰 유사한 ETF를 반복 출시하는 것은 결국 세일즈 포인트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ETF 투자 시 구성 종목 하나하나를 꼼꼼히 따지기보다는 이름이나 테마에 끌려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소비자 심리를 이용해 운용사들이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ETF를 반복해서 출시하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도 "삼성운용이나 미래운용이 기존 ETF와 비슷한 상품을 계속 출시하는 이유는 유행하는 테마에 따른 마케팅 전략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왼쪽 삼성자산운용, 오른쪽 미래에셋자산운용.(사진=각사)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