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올해 하반기 호텔·레저 업종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대거 하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경기 둔화와 글로벌 수요 부진에 관광·레저 수요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관련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전망입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급증했던 보복여행 수요도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며, 일부 온라인 플랫폼의 미정산 사태 또한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2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호텔·레저 기업들의 실적 컨센서스(3개 이상 증권사가 제시한 추정치)가 지난 7월에 비해 크게 하향 조정했습니다. 3분기와 4분기 모두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것입니다. 코로나 종식 후 회복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4분기 예상치도 대부분 하향 조정됐습니다. 호텔신라는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464억원에서 277억원으로 40.3% 떨어졌고, 롯데관광개발에 대한 눈높이도 기존 182억원에서 106억원으로 낮췄습니다. GKL의 예상 영업이익은 211억원에서 166억원으로 21.1% 줄었습니다. 쏘카, 강원랜드, 모두투어 등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청치가 모두 하향했습니다.
호텔레저업종 관련주 실적 컨센서스 현황.(사진=뉴스토마토)
중국 경기부진·엔저 주요 원인
이처럼 추정치가 하락한 것은 중국 경기 부진과 일본 엔저의 장기화에서 비롯됐습니다. 중국의 경우 내수시장 침체로 따이공(중국 개인 무역상)의 구매력이 약해지면서 호텔과 면세점, 카지노들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엔저 현상이 역대급으로 길어지면서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으로 몰려 한국을 찾는 발길이 줄어든 점도 실적 부진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인의 한국단체관광이 재개된지 1년이 지났는데도 수요 회복은 여전히 더디다"면서 "국내 면세점 산업의 경쟁력 약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인당 면세점 구매액은 53만5000원으로 지난해 동기(68만6000원) 대비 22% 줄었습니다. 특히 내국인 구매객은 1473만명에서 940만명으로 36.2%, 외국인은 961만명에서 442만명으로 54%나 감소했습니다.
카지노 업계는 국내 최대 규모 카지노를 운영하는 인스파이어가 오픈한 데다 2028년 일본에서도 카지노가 문을 열 예정이어서 경쟁이 더욱 심화할 전망입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여러 국가들이 복합 리조트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어 국내 카지노업계의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부담입니다. 일본·동남아 여행상품 예약 취소 물량을 메우려는 저가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모두투어는 3분기 패키지 기준 점유율이 3.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이전이 4.5~5.0%대였던 점에 미루어 구조적인 점유율 하락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들이 올해 남은 두 달 동안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인 수요 부진에서 벗어나긴 어려워 보입니다. 중국 경기 회복 같은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다만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향후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서울 중구 소재 서울신라호텔.(사진=호텔신라)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