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위례신도시와 서울 강남구를 연결하는 위례신사선 경전철 민간투자 사업이 또다시 좌초됐습니다. 사업이 지연되면서 일부 단지들은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등 집값에도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8월 사업비를 1조4847억원에서 1조7605억원으로 2758억원 늘려 1차 공고를 냈지만 신청한 업체가 없었습니다. 이에 2차 공고에서는 사업비를 775억원 추가 증액했지만 유찰됐는데요. 사업 방식을 민자 사업에서 재정 사업으로 바꾸면서 개통 시기는 2028년에서 2030년 이후로 연기될 전망입니다. 서울시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하면 예비타당성 조사 등 모든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경전철 호재가 기대됐던 인근 부동산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장지동 '위례중앙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 9월 15억4000만원(8층)에 매매됐습니다. 이 아파트의 동일 면적 가격은 2021년 말 18억원대에 팔렸지만 올해는 14억~15억원대에 거래됐습니다.
'위례센트럴자이' 전용 74㎡는 지난달 14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2021년 6월 최고가 16억원 대비 6.88% 하락했습니다. '위례아이파크1차' 전용 100㎡는 지난 4월 16억5000만원에 거래돼 2021년 8월 최고가인 20억원 대비 2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위례더힐55'의 전용 85㎡는 2021년 9월 16억4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지난 9월에는 19.21% 떨어진 13억25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습니다.
서울 강북구 북한산우이역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경전철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송파구 집값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위례신도시 아파트는 여전히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위례신사선이 되기야 한다면야 몇억씩 뛰겠지만 사업이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몇년새 계속 집값이 눌려 있는 상황"이라면서 "급매가 몇 개 나오고 있지만 (유찰) 발표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집주인들 대부분은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서부선도 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으며 일정이 지연되고 있어 인근 집값도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부선 경전철 종점인 서울대입구역 인근 관악구 봉천동 '서울대입구아이원' 아파트 59㎡는 지난 9월 8억원에 거래되면서 2021년 말 최고가 10억3000만원보다 2억3000만원 가량 떨어졌습니다. 서부선 수혜단지 중 하나인 새절역 인근 서울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SK뷰아이파크' 전용 84㎡는 이달 9억원에 거래돼 2022년 4월 최고가 12억원 대비 3억원가량이 빠졌습니다.
민자 사업뿐만 아니라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사업도 사업비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재정 사업은 우이방학선·강북횡단선·목동선·면목선·난곡선 등이 있는데요. 우이방학선은 예타를 통과했지만 사업에 참여하려는 사업자가 없어 지난 8월부터 진행했던 시공사 입찰도 최근 중단했습니다. 면목선도 올해 상반기 예타 문턱을 넘었지만 사업자 찾기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