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의 비만·당뇨 치료제가 올해 가장 주목받는 신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2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분석한 글로벌 금융데이터 서비스 기업 피치북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바이오 벤처캐피털(VC) 투자는 GLP-1·AI 신약 개발사와 임상 2상 이상의 연구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에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신약 임상시험 단계는 바이오제약 VC 투자의 규모와 빈도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가늠자 역할을 해왔는데요.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임상 2상 이상의 개발 단계에 있는 제약 바이오 기업은 신약의 효능과 안전성. 상업적 잠재력에 대한 명확성이 높아 위험 조정 투자의 관점에서 매력적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GLP-1 계열의 비만·당뇨 신약이 글로벌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개발사와 임상 진행 상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HK이노엔과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일동제약, 대원제약 등이 GLP-1 계열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고 주사제와 경구제, 패치제 등 다양한 제형으로 임상이 진행 중입니다.
개발 속도는 주사제형이 가장 빠릅니다. HK이노엔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지난해 5월 중국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GLP-1 계열의 신약 후보 물질 IN-B00009에 대한 임상3상 시험계획 승인신청(IND)을 했다고 공시했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2025년 4월부터 2028년 3월까지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 384명을 대상으로 IN-B00009 및 위약을 주 1회 투여한 후 IN-B00009의 체중 감소 효과가 위약보다 우월함을 입증하고 안전성도 비교 평가합니다.
한미약품은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GLP-1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국내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밀고 있는데요.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국내에서 연간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대형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중장기 전략도 내놓았죠. 무엇보다 위고비 수준의 체중감량 효과뿐만 아니라, GLP-1 계열 신약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위장관 장애 등의 부작용을 크게 개선해 차별점을 입증하는데 주력하고 있죠.
동아에스티의 DA-1726는 자회사 메타비아를 통해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DA-1726은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식욕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말초에서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유도하는 신약 후보물질인데요. DA-1726은 현재 글로벌 임상 1상 파트 2가 진행 중이며 빠르면 올해 1분기에 임상 결과가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밖에 일동제약의 자회사 유노비아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경구제 후보물질 ID110521156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원제약은 마이크로니들 개발 전문기업 라파스와 손잡고 패치형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W-1022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니들 패치형은 여러 개의 미세 바늘에 약물을 탑재해 정해진 기간 동안 약물이 체내로 유입돼 주사제와 동등한 생체 흡수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사진=픽사베이)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