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건설업계는 환율 추이와 해외 수주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제적·정치적 불안정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 변화 여부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는데요.
대우건설은 4일 오전 8시 김보현 대표이사 내정자 주재로 '비상대응회의'를 열었습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외 사업장 대응 관련한 내용으로 진행됐다"면서 "환율 변동과 관련해서는 통화 스와프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았고, 거시 경제 흐름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하는 상태"고 말했습니다.
건설업계는 계엄령 철회가 빨리 이뤄진 만큼 해외 수주에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국가 신인도나 신용도가 낮아져서 자금조달에 애로가 발생할 것이라고 하지만 비상계엄이 6시간만에 해제돼 크게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면서 "해외 현장이 많은 데는 오히려 환차익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불안정한 국내 정세가 이어진다면 수주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앞서 정부는 올해 누적 해외 수주 1조 달러를 목표로 내세웠는데요.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건설사 297개사가 90개국에서 211억10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습니다. 지역별로 중동 119억3000만 달러(56.6%), 아시아 29억8000만 달러(14.1%), 북미·태평양 26억7000만 달러(12.7%) 등입니다.
건설업계는 환율 변화의 영향 역시 당장은 제한적이라고 봤는데요. A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실 환율이 올라가면 계약 대부분이 달러로 손해될 것은 없고, 환 헤지도 다 해둔 상태라 현재까지는 별다른 이슈는 없고 상황을 주시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B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환율변동에 따른 순자산 변동은 크지 않지만 공정 진행에 따른 계약금액 소폭 변동 여부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찰 중"이라면서 "사업보고서상 환율에 따른 예상 손익을 공시해 두고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환율 변동은 건설 공사 원가에 영향을 미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거푸집이나 철근 가격 등 원자재 상승은 건설사 공사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정국이 탄핵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정책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정책 기조가 바뀌면 정비사업 관련 정책도 지금과는 다르게 돌아가지 않겠냐"면서 "거기에 의해 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