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내란 공범' 자처…'탄핵 민심' 짓밟았다(종합)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탄핵안 모두 폐기
'보이콧' 국힘 꼼수에…탄핵안 '투표 불성립'

입력 : 2024-12-07 오후 10:00:35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등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모두 폐기됐습니다.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로 탄핵 민심이 극에 달했지만 국민의힘은 끝내 '내란 공범'을 자처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투표 불성립'을 선언하자 의원들이 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건희·윤석열 모두 '방탄'
 
7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은 총 투표수 300인 중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부결됐습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으로 국회에 되돌아온 김건희 특검법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가결될 수 있었는데요, 가결 정족수에 2표가 모자란 결과입니다. 국민의힘에서 6명의 의원만이 당론을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이어 진행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총 투표수 195인으로 의결 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2에 미치지 못해 투표불성립으로 폐기됐습니다. 이날 표결에는 범야권 의원 192명과 국민의힘의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 등 3명이 참여했습니다.  
 
이날 윤 대통령 탄핵안은 시작도 전 좌초가 예고됐습니다. 김건희 특검 표결을 마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난 탓입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두 안건 모두 부결시키는 것을 당론으로 정했는데요. 재의결을 하는 김건희 특검법의 경우 국민의힘 의원들이 출석하지 않으면 192명의 야당 의원들이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기 때문에 특검 저지를 위해서만 잠시 자리를 지킨 것입니다. 
 
김건희 특검법 투표를 마친 국민의힘 의원들은 20여명만 본회의장에 남고 대부분 자리를 떴습니다. 이들마저도 표결 결과가 발표되고 난 후 곧장 의원총회 장소로 몸을 옮겼습니다. 본회의장에 남은 국민의힘 의원은 안철수 의원 뿐이었습니다.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 안건 제안 설명을 위해 단상에 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탄핵은 대한민국 미래가 걸린 엄중한 문제다.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사항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 108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본회의장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50여명이 투표를 마치지 않은 채 국민의힘 의원들이 돌아와 표결에 참여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탄핵안 표결 마감 시한인 8일 0시48분까지 기다리겠다는 뜻도 내비쳤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 역시 "정파의 문제가 아닌 민주주의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투표 참여 동참을 촉구한다"며 "각자 자유 의사에 따라 투표하실 분들은 투표를 해야 된다. 그게 애국자로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될 의무다"라고 투표를 독려했습니다. 
 
기다림이 통했던 것인지 김예지 의원이 본회의장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김 의원은 본회의장 밖 로텐더홀에서 대기하고 있는 민주당 보좌진들의 환호를 받으며 입장해 투표를 마쳤습니다. 
 
잠시 후에는 김상욱 의원이 표결에 동참했습니다. 김 의원은 투표를 마친 후 몇몇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다만 김 의원은 본회의장을 나서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으로서 자기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진정한 국민을 위한 자세라 생각한다"면서도 "비록 당론에 따라 탄핵에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반대표를 던진 사실을 밝혔습니다. 
 
정족수 미달로 불성립…"기득권 위해 국민 영혼 버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더 이상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거듭 국민의힘 의총장을 찾아 투표 참여를 호소했으나, 변화는 없었습니다. 우 의장은 투표가 시작된 지 3시간이 되는 오후 9시20분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우 의장은 투표 불성립을 선포한 후 "전 국민이 오늘 국회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 세계 각국이 주시하고 있다"며 "이토록 중대한 국가적 사안에 투표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본회의 직후 민주당 의원들은 로텐더홀에 모여 규탄대회를 열었습니다. 의원들은 손피켓을 들고 "윤석열을 탄핵하라! 국민의힘도 동참하라! 불법계엄 규탄한다! 내란행위 수사하라!"는 구호를 외쳤는데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저희들이 부족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면서 "국민의힘은 민주정당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내란정당이고 군사반란 정당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어 "얄팍한 기득권을 지키겠다고 국민의 영혼을 버렸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내란 행위에 책임을 묻고 이 나라의 모든 혼란을 이겨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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