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주분석)하이닉스 실적 '수수께끼'..정답은?

"D램 가격 회복 시기 내년 1분기말"

입력 : 2010-11-30 오후 5:54:56
[뉴스토마토 권미란기자] 하이닉스(000660)가 내년 전체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다면 어떨까? 모 증권사의 이 같은 전망에 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했다.
 
30일 하이닉스는 1300원(-5.24%) 하락한 2만3500원을 기록했다.
 
적자논란을 일으킨 증권사는 KTB투자증권.
 
최성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탐방보고서에서 "11월 하반월 D램 고정거래가격이 1.2달러 이하로 하락한다면 다음달부터 하이닉스는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며 목표가를 2만4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낮췄다.
 
최 연구원은 또 "내년 연간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 추후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때마침 나온 D램 현물가격 급락 소식이 뜨거워진 적자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증권업계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의 주력 메모리인 DDR3 1Gb의 11월 하반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22달러로 상반월(1.41달러)보다 13.5% 낮아졌다.
 
그렇다면 KTB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의 시각은 어떨까?
 
 
◇ 내년 적자전환 가능성 "없다"
 
11월 하이닉스에 대한 분석을 내놓은 증권사 가운데 11곳을 설문조사했다.
 
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적자 전환 가능성을 묻자, 10곳은 '없다', 1곳은 '가능성 높지 않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D램 가격 바닥 가능성(35.3%)이 가장 많았고, 이어 해외 업체 추가 감산 및 파산(23.5%), 내년 공정 미세화 전환 등 원가 절감(23.5%), 낸드·모바일 등 특수 D램의 수익성 방어력(11.7%), 내년 1분기 실적 저점 가능성(5.9%) 등으로 대답했다.
 
하이닉스 주가에 중요한 변수로는 D램 가격(54.5%)이라는 응답이 과반수 이상이었다. 또한 경쟁업체 감산 등 D램 공급 측면의 이슈(18.2%), 내년 1분기 실적 및 실적 저점 시기(18.2%), 세계 경기 회복 여부(9%) 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D램 가격 회복 시기는 '1분기 말'이라는 답변이 36%로 가장 많았다.
 
KTB투자증권을 제외한 대다수가 내년 하이닉스 영업이익 적자 가능성 없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가장 경계감 어린 의견을 내놓은 쪽은 현대증권.
 
진성혜 현대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이 1달러 수준까지 내려간다면 1분기 소폭 적자도 감안해야 할 시기"라며 "내년 1,2분기 D램 공급 과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하이닉스의 영업 체력을 봤을 때 내년도 전체를 적자로 보는 시각은 지나친 비관"이라고 지적했다.
 
노 연구원은 "하이닉스는 D램 아닌 다른 분야가 뒷받침되는 기업"이라며 "진입장벽이 높은 모바일·서버 등 특수 D램 매출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낸드 플래시의 수익성이 두자릿수를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하이닉스는 모바일, 핸드셋 등 특수 D램의 매출비중이 60% 이상이기 때문에 PC형 D램 가격만 놓고 실적을 추정하는 건 전체 실적 전망치에 착오가 생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IT주의 반등은 세계 경기 회복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며 "하이닉스의 실적은 1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을 바닥으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 목표가 2만3000원~3만9000원
 
11월 증권사들의 분석을 보면 '강력매수'(한국투자증권)를 포함한 '매수' 의견이 20곳이었다. KTB투자증권만이 '보유' 의견이었다.
 
목표가는 2만3000원(KTB투자증권)~3만9000원(키움증권) 사이에 분포해 있었다.
 
가장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KTB투자증권은 "최근 D램 가격 하락이 4분기 실적에 전이되고 있어 4분기와 내년도 실적 전망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를 가장 낙관적으로 바라본 키움증권은 "월 단위로도 하이닉스 적자 전환 가능성은 없다"며 "12월 D램 가격이 바닥을 잡고 내년 3월에는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현재 PC업체들은 D램 재고가 없는 상태여서 12월 D램가격이 더 떨어진다면 재고 확충을 위한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D램 공급량 증가가 예상보다 내년에 적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4000억원 내외'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3분기 1조 112억원을 기록했던 데 비해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스토마토 권미란 기자 kmir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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