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유스 지원 늘린다더니 대출 문턱만 높였다

대출 대상 확대해놓고 예산 동결

입력 : 2025-01-09 오후 3:28:17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금융당국이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유스' 공급 대상을 확대한다고 해놓고 정작 예산은 동결시켰습니다. 결국 대출 문턱만 올라간 셈입니다. 
 
금융위원회는 9일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제1차 서민금융협의회를 개최하고 올해 정책서민금융을 지난해 계획 예산보다 3.5% 늘린 10조7500억원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23년 연간 정책서민금융 공급 실적이 10조원을 넘긴 이후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정책서민금융 10개 상품 중 대부분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거나 감액됐지만 근로자햇살론은 크게 늘었습니다. 근로자햇살론은 지난해 2조6000억원에서 올해 3조3300만원으로 28.1%가 늘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면 햇살론15(1조500억원), 햇살론뱅크(1조2000억원), 햇살론카드(500억원), 미소금융(4000억원), 새희망홀씨(4조1000억원)는 모두 지난해와 같은 수준입니다.
 
특히 사업자햇살론은 3000억원에서 올해 1500억원으로 반토막났고, 최저신용자 특례보증(2800억→1700억원)도 대폭 줄었습니다. 소액생계비대출(1000억원)도 50억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햇살론유스 올해 예산은 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3.3%가 줄었습니다. 금융위는 "(기존 2000억원)집행 추이를 봐가며 1000억원 추가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햇살론유스가 올해 1000억원이 더 공급될 여지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전년과 동일한 수준인데요. 참고로 햇살론유스의 경우는 금융위가 지난해 '서민 등 취약계층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의 후속 조치로 지원 대상을 확대한 상품입니다. 햇살론유스는 원래 19~34세 이하 미취업 청년이나 중소기업 재직 1년 이하의 사회 초년생을 위한 지원 상품이었는데, 창업 후 1년 이내면서 연 소득이 3500만원 이하(19~34세)인 청년사업자로 확대됐습니다.
 
이렇게 예산은 그대로인데 지원 대상만 늘리면서 대출 문만 더 좁아졌다는 평가입니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햇살론유스는 지난해(11월 기준) 8만5400건의 신청 중 2만3799건(27.8%)이 거절됐습니다. 햇살론유스 거절률은 2021년 11.54%, 2022년 14.99%, 2023년 21.51%로 급등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올해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유스' 공급 규모를 2000억원으로 결정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 앞에 내걸린 햇살론 대출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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