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그동안 국산 신약 중 연 매출 1조 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이 나오지 않아 첫 타이틀을 누가 차지할지가 업계 화두였는데요. 블록버스터급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글로벌 임상 완료를 앞두고 있어 귀추가 주목됩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파트너사 스파인바이오파마는 퇴행성 디스크 신약 후보 물질 YH14618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가지고 미국 내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YH14618은 올해 임상 3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죠. 이르면 올해 2분기에 최종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YH14618은 유한양행이 지난 2009년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퇴행성 디스크 신약 후보 물질로 국내에서는 임상 2a상까지 유한양행이 진행하다가 2018년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 이전했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기술 이전 계약 규모는 약 3212억6950만원(2억1815억 달러)으로 유한양행은 지금까지 1, 2차 계약금과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약 39억265만원(265만 달러)을 수령했습니다. 현재까지 퇴행성 디스크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습니다. YH14618이 수술 없이 척추 부위에 주사해 디스크 재생을 유도하는 원리로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향후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유한양행이 앞서 국산 항암 신약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렉라자는 연내 피하주사 제형으로 추가적인 미국 FDA 승인이 기대됩니다. 렉라자 미국 판매를 맡고 있는 존슨앤드존슨이 하반기에 경구제인 렉라자와 병용 투여하는 리브리반트 피하주사 제형을 FDA에 승인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죠. 피하주사 제형은 보통 투약 시간이 5~6시간 소요되는 정맥주사 제형의 단점을 극복하고 부작용을 완화했기 때문에 렉라자의 상업적 가치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웅제약의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DWN12088은 올해 말 글로벌 임상2상이 종료될 예정입니다. DWN12088이 개발에 성공할 경우 세계 최초 신약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에 콜라겐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폐 기능을 상실하는 난치병으로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치명적 질환입니다. 기존 치료제는 심한 부작용과 효능적 한계가 있어 신약 개발이 절실한 대표적인 분야죠.
DWN12088의 주요 성분인 베르시포로신은 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입니다. 다만 인체는 콜라겐 부족 시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질병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데 베르시포로신은 환자의 생명 유지에 필요한 범위까지만 콜라겐 생성을 억제해 폐섬유화를 완화하기 때문에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된 안전성과 효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신약 후보 물질이죠.
SK바이오팜이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허가. 상용화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는 최근 글로벌 시장 확대 일환으로 최근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완료하고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SK바이오팜은 기존 임상 자료들과 아시아 지역 임상 3상 결과를 참고해 아시아 지역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일부 아시아 지역 파트너사들은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별 승인 신청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2029년에는 국내 제약사 최초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