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올해는 도전과 불확실성의 시기"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기조가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우리 제약 바이오 산업계가 기민하게 대응해 신약 선진국으로 도약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층 대강당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노 회장은 협회 창립 80주년을 맞은 올해 운영 방향과 주요 추진 과제 등을 발표했는데요.
노 회장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자국 산업 보호주의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조 심화로 국제 통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국내 저성장 기조와 고환율 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위기감을 준다"고 우려했지만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 30조원을 돌파했고, 세계 3위 신약 파이프라인 보유국으로 올라서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습니다.
노 회장은 올해 제약·바이오 산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노 회장은 "올해는 AI융복합 디지털화 등 산업 패러다임의 대전환에 부응해 신약 연구개발 역량을 증대하고 지속적이고 합리적인 규제 개혁의 촉진자가 돼 국민 편익과 산업 역량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협회는 지난해 제도 개선 부문 주요 업무성과로 신약의 혁신 가치를 반영한 약가 우대 및 환급 제도 마련, 리베이트와 연구개발 비중을 조정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기준 개선, 국산 원료 사용 필수의약품에 대한 약가 가산 등을 꼽았습니다.
이 밖에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가동으로 민관 협력체계가 강화됐고 AI신약개발 가속화, 바이오원부자재 기술개발 사업 및 국산화 추진으로 제조 혁신 역량이 고도화된 점을 주요 업무성과로 평가했습니다.
올해는 협회 창립 80주년으로 제약바이오 비전 2030을 수립하고 신약개발 글로벌 컨퍼런스, AI파마 코리아 컨퍼런스, 제조혁신 포럼 등 다양한 학술행사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협회가 미래 비전으로 제시한 '제약바이오 비전 2030'을 살펴보면 제약바이오산업 매출액의 15%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또한 매출 1조원 의약품 5개를 창출해 신약 개발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해외 매출 비중도 50% 이상으로 확대해 글로벌 50대 기업 5개를 육성한다는 것이 주요 목표입니다.
아울러 제약 바이오 산업 발전의 가교역할을 맡고 있는 협회는 정부에 연구개발(R&D) 지원 확대와 AI신약개발·빅데이터 디지털 혁신 생태계 조성, 안정적인 연구개발 투자 유인을 위한 예측 가능한 정책 수립, 의약품 수출 확대를 위한 정책적·제도적 지원책 마련 등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고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협회는 mRNA 등 차세대 백신 원천기술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하고 필수 예방 백신 자급도 제고를 위한 민관 협력 강화, 소부장 공공기술 개발을 통한 원가절감 및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할 방침입니다.
노 회장은 "원료의약품 자급화는 약가 인센티브, 세제 혜택 등 직접적인 정부 지원 없이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달성하기 힘든 과제"라며 "국산 원료의약품 개발 활성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개발(R&D)·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앞으로도 미국의 대중국 바이오 의약품·기술에 대한 제재가 계속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중국산 원료의약품 수입 비중이 가장 높은 만큼 국내 공급망 정책이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2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노연홍 회장이 지난해 업무성과와 올해 주요 과제 등을 발표하고 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