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재판장 박찬석)는 23일 엔씨소프트가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중지 소송에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며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선고했습니다.
앞서 엔씨는 2023년 3월 카카오게임즈가 '리니지2M' 콘텐츠와 시스템을 그대로 베껴 '아키에이지 워'를 출시해 이득을 봤다며 4월 소를 제기했습니다. 원고소가는 11억원입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엔씨 측이 동종 장르에 일반적으로 사용돼 온 게임 내 요소·배치 방법을 문제삼았다고 반박해왔습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이범종 기자)
양측은 지난해 11월 마지막 변론기일 때도 치열하게 다퉜습니다. 엔씨 측은 아키에이지 워의 캐릭터 직업 전환과 장비 강화 기능, 화면을 구성하는 UI(사용자 환경), 캐릭터 능력을 보조하는 수단인 아가시온 시스템까지 리니지2M의 요소와 일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등은 모바일 MMORPG의 특성을 공유할 뿐이며, 리니지2M이 계승한 '리니지' 역시 그 원형이 되는 게임 '넷핵'을 차용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넥슨의 'V4',
넷마블(251270)의 '세븐나이츠', 엑스엘게임즈의 전작인 '달빛조각사' 등도 비슷한 요소를 공유한다는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선고 직후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엔씨소프트 측은 "판결문을 면밀하게 검토 후 상급 법원을 통해 다시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항소를 예고했습니다.
엔씨는 지난해 2월에도 MMORPG '롬(ROM)'이 자사 '리니지W' 콘텐츠와 시스템을 모방했다며 카카오게임즈와 레드랩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중지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첫 변론기일은 민사합의62부(재판장 이현석) 심리로 24일 오후 2시30분에 열립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