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제약주권 실현의 일환으로 국산 혁신신약 개발이 단골 과제로 언급됩니다. 하지만 신약 개발 생산성 저하는 제약 바이오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힙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자동화와 의사결정 지원이 가능한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도화 해 신약 연구 개발에 적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30일 한국바이오협회가 글로벌 금융 데이터 서비스 기업인 피치북을 인용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는 중후기 임상 시험에 진입하는 비만 및 글루카곤 펩타이드 유사체(GLP-1) 약물 개발 기업과 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VC) 투자에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AI 플랫폼을 이용한 국내 기업들의 신약 연구개발은 초기 단계에 있지만 장기적인 잠재력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가 이어지고 있죠. 특히 AI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통상적으로 신약 개발 기간은 10년 이상 걸리고 1조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AI 플랫폼을 활용하면 후보물질 발굴에는 최대 1.5년, 임상 2상 이상의 시험에는 최대 2.5년의 기간이 단축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AI 신약 개발 플랫폼이 주목받는 이유는 신약 연구개발에 투자한 시간과 비용 대비 생산성이 낮다는 업계 공통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AI 신약 개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 발전과 인력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합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올해 AI 이용한 획기적인 신약 개발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제약 바이오와 AI, IT 기술 플랫폼 기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협업 모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정 원장은 "축적된 빅데이터를 표준화 작업을 해서 접근성을 높이고 새로운 데이터에 대한 규제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의 경우 데이터 공유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특히 기술 발전과 환자 윤리를 고려한 의료 데이터 법률체계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체 개발 'AI 신약 플랫폼' 주목
올해 초부터 AI 신약개발에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바이오텍도 눈에 띕니다. AI 신약 개발 전문기업 신테카바이오는 AI 신약 플랫폼 구축을 위한 표적 단백질에 대한 화합물 유도체 생성방법에 대한 특허를 등록 완료했는데요.
정종선 신테카바이오 대표는 "AI 신약 개발 플랫폼의 가장 핵심적인 기술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단시간 내 화합물 스크리닝 통한 최적의 후보물질 탐색을 가능하는 하는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코스닥에 상장한 온코크로스는 자체 개발한 AI 신약 개발 플랫폼 랩터 AI를 선보였습니다. 랩터 AI는 약물을 분석해 신약 후보물질이나 기존 개발된 약물에 대한 최적의 적응증을 찾아주고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인데요. 적응증 확장은 약물의 기존 치료 목적 이외의 질병이나 증상에 대해 추가로 허가받는 것으로, 최근 제약 바이오 시장에서 신약 프로젝트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죠.
온코크로스 관계자는 "양질의 전사체 데이터베이스와 독자적인 전사체 분석 기법을 기반으로 랩터 AI를 통해 약물의 최적 적응증을 도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온코크로스의 랩터 AI를 통한 적응증 확장은 신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해 개발에 성공했을 때와 이익은 똑같이 가져오지만,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엔바토엘리먼트)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