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LCC사고에 불안감 고조...전문가들 "LCC가 더 위험하다 볼 근거 희박"

지난달 LCC 여객수 작년 대비 5.6% 줄어
“LCC, 대형 항공사 비해 사고율 안 높아”
연이은 사고에 점검 및 대응책 마련 필요

입력 : 2025-02-03 오후 1:34:28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박혜정 인턴기자] 무안 제주항공(089590) 참사에 이어 김해공항에서 에어부산(298690) 여객기 화재가 발생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 안전문제가 다시금 불거졌습니다. LCC 포비아가 확산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LCC가 더 위험하다고 볼 근거는 희박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다만 안전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만큼 시스템 점검 및 대응책 마련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3일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현장에서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 국내 주요 LCC 6개사의 여객 수는 지난해 1월1일~26일 479만1688명이었으나, 올해 동기간에는 452만4972명으로 약 5.6%(26만명) 감소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2월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의 영향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LCC 항공사 대형 사고가 한 달 동안 벌써 두 번째”라며 “비행기 타기 무섭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저가 유지를 위해 안전에 필수적인 요소까지 생략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고 있습니다.
 
그러나 LCC가 더 위험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 " LCC는 기종 단일화 등 시스템을 단순화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오히려 불확실성을 최소화하여 안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대형 항공사에 비해서도 사고율이 높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김규왕 한서대 항공운항과 교수도 “LCC도 대형항공사처럼 필수적인 안전 교육과 자격을 갖춘 종사자들로 구성됐다”며“LCC가 더 위험하다고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했습니다.
 
LLC 항공기 화재에 잦은 운항이 악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두 사건 다 조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에어부산 화재 원인은 배터리 발화인 것으로 보이고, 제주항공 사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조류충돌로 확인된다”며 “이는 잦은 운항과 큰 연관이 없다”고 했습니다. 또 “정비와 그에 따른 규칙만 잘 지키면 가동률이 높아도 문제 없게끔 비행기가 설계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직까지 LCC 항공사 안전 시스템에 명확한 문제가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충분한 점검 및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화물을 운송했던 대형항공사와 달리, 여객 중심이었던 LCC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컸다”면서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폭발하자 LCC들이 가동률을 최대한 높였는데, 이 과정에서 필수적인 안전 요소가 줄지 않았을지 보수적인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해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달 23일 김포국제공항에서 방상우 장관 주재로 국내 9개 LCC 최고경영자(CEO)와 ‘LCC 항공안전 특별점검 회의’를 갖고 LCC 안전 강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회의에서 국토부는 LCC 신규 노선에 대해 한층 엄격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LCC는 운항 증명 정지과 같은 강력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는 등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항공기 가동률, 정비 기준 준수 여부, 신규 항공기 도입 전 검증 절차도 한층 강화할 전망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토부는 오는 4월까지 ‘항공 안전 혁신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배덕훈 기자·박혜정 인턴기자 sunrigh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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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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