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성주 기자] 금융지주들이 작년 말 원달러 환율 급등에도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 건전성 방어에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다수의 금융지주에서 자본비율 산출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해당 내용이 반영되면 지금보다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CET1은 금융사의 보통주 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으로, 금융사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통상 CET1 비율이 13%를 넘으면 주주 배당 여력이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CET1이 13%를 초과하면 남는 자본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KB는 CET1이 지난해 3분기 13.85%에 비해 0.34%포인트 하락하면서 낙폭이 컸지만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소폭 하락하며 13%를 겨우 지켜냈습니다.
반면 우리금융은 작년 말 12.08%로 3분기 대비 0.12%포인트 오르며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CET1 비율이 개선됐습니다.
다만 금감원이 지난 4일 KB금융과 우리금융의 CET1 산정 부실을 지적하면서 CET1 추가 하락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앞서 금감원은 금융지주·은행에 대한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수의 금융지주에서 자본비율 산출의 오류가 발견됐다고 지적했습니다.
KB금융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금감원의 CET1 산출 오류에 대한 내용을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 0.34%포인트 하락했는데 해당 내용이 반영되면 CET1이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감원은 KB금융이 수정사항을 반영하면 CET1이 0.1~0.2%포인트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결산에서 관련 내용을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때 이 내용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금융은 금감원으로부터 책임준공형 사업장 비중이 높은 신탁 계열사에서 손실이 계속해 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위험을 자본비율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받았습니다. 이후 우리금융은 해당 내용을 이번 실적에 반영했는데, 자본비율은 오히려 개선됐습니다.
우리금융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CET1비율을 올해 말 1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수립했습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책임준공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험자산은 대부분 지난해 9월 말, 12월 말 자본비율 산출에 반영했다"면서 "향후 추가하락 요인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보비율(CET1)은 각각 KB금융 13.51%, 신한지주 13.03%, 하나금융지주 13.13%, 우리금융지주 12.08%로 집계됐다. (그래프= 뉴스토마토)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