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임단협 갈등 폭발…노조, 총파업 전개

5개 노조, 24시간 생산시설 중단
추가 관세·노사 갈등에 내우외환

입력 : 2025-02-11 오후 5:00:05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임금 및 단체협상이 장기화되면서 현대제철의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가운데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했습니다. 한국산 철강에 대한 25%의 관세 부과를 밝힌 트럼프 '관세 폭탄'에 쟁의까지 벌어지면서 현대제철이 '내우외환'의 상황에 처했습니다.
 
현대제철 노조가 11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상경투쟁을 벌였다. (사진=현대제철 노조)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인 현대제철 5개 노조(충남·당진·인천·광주·포항)는 11일 각 사업장에서 24시간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현대제철은 “금속노조 결의대회 참석에 따른 노조의 총파업에 따라 당진제철소 내 제선, 제강, 연주 라인을 제외한 모든 생산시설의 가동을 24시간 동안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제철 노조들은 이날 총파업과 함께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상경 투쟁을 벌였습니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현대차의 계열사 통제로 아직도 작년 교섭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 본사가 벌이는 노동 통제 전략을 폐기하고, 작년 단체교섭을 승리로 끌어낼 것”이라고 했습니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9월 상견례 이후 단체교섭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노조는 현재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최대 규모 성과급 지급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000만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 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현재 철강업 불황으로 설비 가동률이 점차 하락하고 있고, 실적 악화도 계속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노조의 요구가 과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성과급 지급 요구가 핵심 쟁점입니다. 회사는 지난 6일 열린 임단협 20차 교섭에서 기본급 400%에 500만원의 경영성과급을 별도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노조는 현대차 노조 교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며 거부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이윤을 현대차 원청만 가져가는게 아니라 부품사와 계열사에 고루 분배해야 한다”며 “몇년전부터 노조가 이를 지적했지만 현대차에서 이윤 통제를 이어가면서 점점 부의 쏠림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합산 매출액 282조 6798억 원, 영업이익 26조 9066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모기업과 달리 현대체철 측은 작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만큼, 노조 요구만큼의 성과급 지급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합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조가 요구하는 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의 지급할 경우 회사가 지난해 영업이익을 모두 성과급으로 지급해도 부족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작년 해외 철강재의 공급과잉과 전방 수요 둔화로 실적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현대제철의 작년 매출액은 23조22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4% 줄었고, 작년 영업이익도 3144억원으로 전년대비 50.6% 감소했습니다. 
 
현대제철이 교섭 타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 제품에 25% 추가 관세부과를 공식 발표한 가운데, 노조 파업까지 겹치면서 악재만 계속되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안팎으로 직면한 문제들을 돌파하기 위해 노사 양측이 합심해도 시간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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