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지윤 기자] 작년 사망보험금 청구권 신탁이 허용되면서 생명보험사들의 새 먹거리 길이 열렸지만, 판매 채널을 두고 고민이 커졌습니다. 생보사들은 불완전판매를 최소화하면서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13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종합재산신탁업 자격을 보유한 곳은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등 5곳입니다. 자본시장법상 투자 상품에 해당하는 운용형 신탁상품 판매를 위해선 투자권유대행인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각 보험사가 보유한 투자권유대행인 수는 미미합니다. 관리형 신탁상품인 보험금 청구권 신탁의 경우엔 투자권유대행인을 꼭 둘 필요는 없으나, 기존 보험설계사를 통하기엔 '불완전판매 우려'가 있습니다.
보험업권 한 관계자는 "기존 보험설계사들은 보험상품 소개를 위한 전문교육은 받았으나, 신탁상품 관련 전문지식은 부족하다"며 "보험상품 판매와 같이 관리형 신탁 상품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고 상품의 소비자 적합성 문제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적절한 판매 채널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보험업권에선 보험회사가 신탁상품 수탁자로서 신탁계약을 인수하는 경우는 퇴직연금신탁, 자산관리자 역할을 빼면 거의 없었기에 보험금 청구권 신탁은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최근 보험금 청구권 신탁에 대한 대중적 수요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생명보험협회에 의하면 지난해 11~12월 약 한 달 간 총 623건, 1455억원 보험금 청구권 신탁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자녀 상속을 유연하게 설계하고 신탁회사로 하여금 안전하게 재산을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신탁의 장점이 보험업권에 스며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신탁은 보험과 유사한 3자 구조를 지녔습니다. 위탁자가 수익자를 위해 수탁자와 계약을 체결해 효과가 발생합니다.
일각에선 보험사의 신탁상품 판매조직 대안으론 '신탁 자문사(Trust advisor)' 도입이 거론됩니다. 이중기 한국신탁 학회장은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관리형 신탁만 담당하는 신탁 자문사 라이선스(자격)를 별도 도입하는 것"이라며 "관리형 신탁상품 판매조직으로 신탁 자문사 제도가 도입될 경우 보험사는 보험금 청구권 신탁뿐 아니라 다른 관리형 신탁상품 판매에도 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생명보험협회가 신탁 자문사 자격 수여 검증과 교육 담당 기관으로 적합하다"고 부연했습니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 회장이 12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25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핵심 업무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생명보험협회)
임지윤 기자 dlawldbs2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