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증인 나간 조태용 국정원장 "계엄 전날·당일 김건희와 문자"

홍장원 정치편향성 문제 삼던 조태용…영부인과 문자 파장 클 듯

입력 : 2025-02-13 오후 1:16:00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은 13일 12·3 비상계엄 전날과 당일 김건희씨와 문자를 주고받았고 증언했습니다. 앞서 조 원장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계엄 이후 4일 새벽, 현직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선원 민주당 의원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이상하다'며 정치중립성을 문제삼은 바 있습니다.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원장은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씨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 국회 측 대리인단이 '계엄 전날과 당일, 영부인과 문자를 주고받은 것은 더 이상하지 않느냐. 국정원장이 영부인과 왜 문자를 주고받느냐'라고 묻자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국회 측 대리인단은 조 원장에게 '국정원 정무직 고위 공무원이 국방위원회와 정보위 위원장, 간사와 통화하는 게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조 원장은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그때 누구 한 사람을 찍어서, 박선원 간사가 물어본다면 기조실장이 더 자연스럽다"라고 말했습니다.
 
국회 측 장순욱 변호사는 '그렇게 주고받은 문자가 수상하다면, 증인(조 원장) 통화 내역을 보면 계엄 전날인 12월2일날 영부인으로부터 문자를 두 통 받는다. 그 다음날 증인이 답장을 보냈다. 무슨 내용인지 기억하느나'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조 원장은 "기억이 잘 안 난다"라고 했습니다. 사실상 계엄 전후로 영부인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을 인정한 겁니다.
 
장 변호사가 '이 민감한 시기에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것으로 누가 의심하면 어떻게 답변하겠나'라고 묻자 조 원장은 "뭐가 남아 있으면, 그걸 보면 판단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장 변호사가 '야당 의원과 (홍장원) 1차장이 이 무렵 연락을 주고받은 것이 이상하다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하자 조 원장은 "12월3일 밤 12시가 넘어서 계엄과 관련해 야당 정보위 간사가 연락을 한다면 제가 아니면 기조실장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라는 말씀"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조 원장은 정작 지난해 12월5일 정치적 중립 문제를 이유로 홍 전 차장을 교체할 것을 윤씨에게 건의한 바 있습니다.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계엄 다음날 나에게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전화 한 번 하시죠'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정치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민감한 시기에 국정원장이 야당 대표에게 연락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해석될 소지가 커 전화하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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