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지구 온도, 치명적 위험 수준 도달 임박

21세기 중반 세계 많은 지역에서 인체 건강에 해로운 온도 도달할 것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도 높으면 생존 불가능 지역 3배 늘어나
유럽연합의 기상연구기관, 산업화 이전 대비 1.6도 상승했다고 발표

입력 : 2025-03-12 오전 9:30:00
2024년 육지와 바다의 평균기온 자료 (사진=미국 해양대기청(NOAA)  
 
[뉴스토마토 임삼진·서경주 객원기자] 지구상의 많은 지역이 곧 인간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습니다. 21세기 중반이면 미국 전체 면적에 해당하는 약 10억 헥타르 이상의 땅이 인간의 건강에 위험한 온도에 도달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추정합니다.
 
지난 2월 영국 킹스컬리지 런던, 미국 컬럼비아대학 등 합동 연구진이 <네이처 리뷰 지구와 환경(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에 발표한 논문 ‘극심한 폭염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Mortality impacts of the most extreme heat events)’은 “인위적인 온난화로 인해 임계치를 초과하는 경우가 더 자주 발생할 것이며, 온난화로 인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C 이상 높아지면 젊은이들조차 살 수 없는 땅이 3배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 논문의 교신저자인 컬럼비아대학의 래들리 호튼(Radley Horton) 박사는 ‘사이언스 뉴스(Science News)’와의 인터뷰에서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높아지면, 남아시아와 남미의 광대한 지역, 서아프리카 일부 지역, 미국 남동부 전역이 너무 덥고 습해져서 젊고 건강한 사람들조차도 극심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연구진은 지구 기후 모델을 사용해 실제 온도와 습도 데이터를 열사병 사망 위험과 연결하여 분석했습니다. 전 세계의 많은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는 2도 임계값에 도달하면 30년에 한 번 이상 극심한 더위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체온을 낮출 수 없어 장기 손상이나 사망에 이를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추정입니다.
 
온난화가 지속돼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4도 이상 더워지면 체온이 42°C를 초과하게 되는 극심한 더위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 정도면 ‘거의 모든 사람에게 치명적’일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에서 65세 이상의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나빠집니다. 기온이 2도 또는 4도 상승하면 전 세계의 광대한 지역이 매우 위험하거나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연구진이 임계치로 제시한 온도 중의 하나인 2도는 지구의 온도가 이미 여기에 거의 근접한 상태입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산하 국가환경정보센터(NCEI)는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4년을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공식 기록했습니다. 2024년의 지구 평균 육지 및 해양 표면 온도는 20세기 평균보다 섭씨 1.29도 더 높았습니다. 이는 NOAA가 기록하고 있는 1850년부터 2024년까지의 기후 기록 중 가장 높은 기온으로 이전 최고 기온을 기록한 2023년보다 화씨 0.10도 더 높았습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와 북극은 두 번째로 더운 해로 기록되었고, 아프리카,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 남미는 기록상 가장 더운 해였습니다. 2024년 지구 평균기온은 본격적인 산업화 이전인 1850년부터 1900년 사이 50년 평균보다 1.46도 높았습니다. 미국 해양대기청이 만든 2024년 육지와 바다의 평균기온 그림은 여러 지역이 ‘기록적 폭염’이나 ‘평균 이상 혹서’로 표시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기상관측 및 연구기관인 코페르니쿠스(Copernicus)가 지난 1월 발표한 ‘코페르니쿠스 글로벌 기후 하이라이트 보고서 2024(The Copernicus Global Climate Highlights Report 2024)’도 2024년을 가장 더운 해였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의 주요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4년은 1850년 이후 지구 기온을 다각도로 분석한 기록에 따르면 가장 따뜻한 해였다.
 
2024년의 지구 평균기온은 15.10°C로, 2023년의 최고 연간 기온보다 0.12°C 더 높았다.
 
2024년은 1991~2020년 평균보다 0.72°C 더 따뜻했고,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60°C 더 따뜻해, 1.5°C를 초과한 최초의 해가 되었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두 기관이 발표한 지구 평균기온은 기후위기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줍니다. 이 두 기관은 인류가 화석 연료를 대규모로 사용하기 이전과 비교할 때 지구 온도가 각각 1.47도와 1.6도 높아졌다고 발표했습니다. 1.5도라는 수치는 2015년 파리 기후협약(Paris Agreement) 이후 하나의 중요한 기준이었습니다. 파리 기후협약의 최종적인 목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C 이하로 억제하고, 가능한 한 1.5°C 이하로 제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지난 2018년 정부 간 기후변화패널(IPCC)은 지구 온도 상승이 섭씨 1.5도를 초과하면 더 길고 강렬한 폭염, 더 파괴적인 태풍과 허리케인, 그리고 심각한 생물다양성 훼손 위험이 심각하게 증가한다는 경고를 담은 ‘세계기후변화 특별보고서(Special Report on Global Warming of 1.5°C)’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추가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소 조치가 없으면 금세기 말까지 지구 기온이 3도 정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극심한 폭염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서 연구진은 “학제 간 연구를 통해 폭염의 치명적인 잠재력과 피해 저감 방법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온난화로 인해 대기가 인간의 생리 기능을 압도할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피난처에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라고 폭염에 대응한 건강 유지 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울 것을 주문합니다. 연구진은 “대기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면 다른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배출량 감축을 강조합니다.
 
임삼진·서경주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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