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문성주 기자] 금융감독원이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인
카카오뱅크(323410)에 대한 정기검사에 돌입합니다. 카카오뱅크 정기검사는 2021년 이후 4년 만으로, 경영실태평가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금감원은 비대면 중심의 인뱅 특성상 유동성과 IT 관련 리스크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주택담보대출 자산 쏠림에 대해 들여다볼 예정입니다.
주담대 이익 치중 바로 잡나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상반기 중 카카오뱅크를 정기검사합니다. 정기검사는 금융회사의 규모 등을 감안해 2~5년 주기로 하는 대규모 검사입니다. 세부 계획은 다른 은행 검사국과 일정을 조율해 확정할 방침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규모 금융 사고 등 돌발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상반기 중 정기검사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2021년 금감원으로부터 첫 정기검사를 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의무 위반을 비롯해 전자금융거래 안전성 확보 의무 위반, 금융거래정보 제공 사실 통보 의무 위반 등이 적발된 바 있습니다. 대주주 신용공여 위반 건은 소속 계열사 임원 등에게 수억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한 내용입니다.
금감원은 통상적인 정기검사인 만큼 전반적인 경영 실태를 들여다볼 예정입니다. 자산 건전성, 자본 적정성, 유동성, 수익성, 리스크 관리, IT 등을 중심으로 경영 전반을 점검하고 경영실태평가를 진행합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영업을 하는 금융사인 만큼 비대면 거래에 특화된 취약점 등 리스크를 점검할 것"이라며 "인뱅의 출범 취지인 중·저신용자 대출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상반기 중 카카오뱅크에 대해 정기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카카오뱅크 본사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익 4401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4% 성장했습니다. 예대마진 확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해 2조565억원의 이자수익을 올려 전년 대비 15% 성장했습니다. 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을 30%(평균 잔액 기준) 이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데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은 지난해 32.2%를 기록해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이라는 출범 취지가 무색하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잔액이 신용대출 잔액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금감원은 '은행부문 금융감독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은행권의 자본 비율과 여신 취급·관리 현황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가계부채 등 자산·상품 쏠림에 따른 리스크 감독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겠다는 출범 취지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사진은 스마트폰 화면의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화면 모습. (사진=뉴시스)
타행 정기검사 순차 진행
금감원은 카카오뱅크와 별개로
BNK금융지주(138930)와 부산은행, 경남은행을 상대로 정기검사에 나섰고, 오는 5월께 신한금융지주(
신한지주(055550))과 신한은행을 대상으로 정기검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금감원은 은행권 정기검사에서 대내외 리스크 요인에 대비해 재무건전성 평가 등을 들여다보고, 내부 통제 제도 운영 실태 등 경영 활동 전반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입니다.
금감원은 지난해 BNK금융 정기검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 관련 대규모 손실 사태에 이어 대규모 부당 대출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검사 일정을 미뤘습니다. 이번 정기검사에서 내부 통제 시스템 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인데요. 앞서 경남은행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자금을 관리하던 직원이 2009년부터 2022년까지 77차례에 걸쳐 2988억 규모의 회삿돈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금감원은 현재 BNK금융 정기검사를 끝내는 대로 신한금융 정기검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번 정기검사에서 신한금융의 내부 통제에 전반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입니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에서는 올해만 두번째 금융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신한은행은 외부인에 의한 사기 혐의를 지난달 7일 공시했는데요. 사고 금액은 19억9800만원 규모로 지난 2021년 4월22일부터 지난해 4월30일까지 3년간 이어졌습니다. 이번 달 공시된 사고의 경우 기업 담당 직원이 3년에 걸쳐 서류 위조를 통한 허위 대출 방식으로 최소 17억 횡령을 저지른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현재 자체 조사 중인데, 피해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에서 운용 목적을 벗어난 직원들의 장내 선물 매매로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서도 금감원은 신한금융의 계열사 내부통제 관리 체계를 살펴볼 예정입니다. 금감원은 신한투자증권의 금융 사고에 대해 개인의 일탈과 함께 회사의 내부 통제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2025년도 은행업무 금융감독 업무설명회'를 통해 자본 비율 및 여신 관리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감원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