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전기차 스타트업에 비밀 투자…K배터리 협업 기대

파나소닉, 테슬라 공급으로 협업 어려워
생산 공장 운영 중인 SK·LG 수혜 전망
아마존 파트너십 확대 가능성도 주목

입력 : 2025-04-13 오후 1:37:11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비밀리에 전기차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한국 배터리사와 협업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K-배터리가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을 넓힐 수 있을지 기대감이 고조됩니다.
 
각사 로고(사진=연합뉴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지난 8일(현지시간) 베이조스가 미국 미시간주에 본사를 둔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 오토(Slate Auto)’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022년 설립된 슬레이트 오토는 내년까지 약 2만5000달러(약 3716만원)에 판매할 수 있는 2인승 전기 픽업트럭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6년 말 차량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에 필요한 고전압 배터리 팩과 전기 모터, 기타 관련 기술은 외부 공급업체에서 조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첫 펀딩에서만 1억1000만 달러 이상을 끌어모았는데, 델라웨어주정부에 제출된 문서에 총 16명의 투자자 중 베이조스의 이름도 기재돼 있었습니다.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베이조스 가족 자산 관리 사무소의 멜린다 루이슨이 해당 스타트업의 이사로 등재 돼있다고 매체는 보도했습니다. 슬레이트 오토가 본격 생산되면 전기차 시장에서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경쟁을 벌일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슬레이트 오토 배터리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합니다. 현재 미국 내 대규모 배터리 양산 시설을 갖춘 기업은 국내 배터리 3사(삼성SDI·SK온·LG에너지솔루션)와 파나소닉입니다. 이중 파나소닉은 미국 보유 공장 2곳 중 1곳이 테슬라와 합작법인(JV)인 테슬라 대표 공급업체로 사실상 공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배적 시각입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SDI는 미국 현지에 오번힐스와 코코모 인디애나 등 2개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중 코코모 공장은 스텔란티스와의 JV로 지난해 말 부분 가동에 돌입해 스텔란티스 공급용 배터리를 생산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지분 100%를 보유한 자체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에, SK온은 조지아주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두 곳 모두 슬레이트 전기차 생산지인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까지 배터리 육상 이송에 무리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외에도 미국이 중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어 국내 배터리 업계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향후 아마존 운송용 차량까지 파트너십이 확대될지도 관심사입니다. 아마존은 전 세계적으로 4만대가 넘는 세미 트럭과 3만대 이상의 배송 밴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향후 슬레이트 오토의 차량이 아마존 배송용 차량으로 채택될 경우 배터리 공급사도 수혜를 입을 전망입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내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국산 배터리 공급량 점유율은 40%를 넘었습니다. K-배터리가 실제 슬레이트 오토의 배터리 수주 계약을 따낼 경우 미국 내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을 전망입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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