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티빙·웨이브 합병, 주주가치에 부합하나"

KT 때문에 국내 OTT 합병 지연?…주주로서 방향성에 의문
3년전 CJ ENM과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 효과에도 회의적
유료방송 1위 KT그룹, 독자적으로 AX 더해 시장 개척

입력 : 2025-04-16 오후 6:19:48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 합병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다만 티빙 주주인 KT 의사와 무관하게 합병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으로, KT는 이에 상관없이 독자적인 방향성을 찾겠다는 방침입니다. 
 
16일 열린 KT그룹 미디어토크에서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 전무는 "티빙 웨이브가 KT 반대 때문에 합병이 지연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KT 의사와 무관하게 기업결합 신고가 들어갔고, 합병 전제의 길을 걷고 있다"며 "주주가치 측면에서 웨이브의 지상파 콘텐츠 독점력이 떨어져가고 있는데 합병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에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KT 미디어부문장 김채희 전무가 16일 KT그룹 미디어토크에서 KT 미디어 뉴웨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앞서 지난 2023년 12월 티빙 최대주주인 CJ ENM(035760)과 웨이브 최대주주인 SK스퀘어(402340)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지만, 16개월째 결론을 짓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주주 간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 합병이 지연되고 있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주주 가운데 KT가 동의를 안하기 때문이라는 내용입니다. 
 
KT는 지난 2022년 3월 구현모 전 대표 시절 CJ ENM과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이 파트너십을 통해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 지분 9.09%를, KT스튜디오지니는 티빙지분 13.5%를 확보했습니다. 현재 KT스튜디오지니는 CJ ENM에 이은 2대 주주입니다. 
 
그동안 KT는 윈윈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라며,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요. 합병을 통해 주주로서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없어 보인다며 반대 입장을 시사, 항간에 떠돌던 주주간 이견을 인정했습니다. 
 
KT는 CJ ENM과 2022년 3월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이스트에서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KT) 
 
3년전 맺은 CJ ENM과 전략적 투자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란 입장을 내놨습니다. 
 
김 전무는 "티빙과 협력은 단순 재무적 투자가 아닌 미디어 시너지를 고려한 전략적 투자자로서 제휴를 맺었던 것"이라며 "당시 사업적 협력에 대한 의지와 가치가 지금은 많이 훼손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주요 경영진이 대표위원으로 직접 참여해 공동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며 콘텐츠에서 전방위적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였지만, 당시의 목적이 희석됐다는 의미입니다. 
 
KT는 독자적으로 인공지능 전환(AX) 가속화를 통해 플랫폼부터 콘텐츠까지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방침입니다. 자회사를 포함 지난해 상반기 기준 35.63% 점유율을 확보한 시장 1위 사업자로서 그룹 밸류체인을 활용해 독자적인 사업 전환을 시도한다는 포부입니다. 김 전무는 "KT 스스로 가야할 길에 대해 고민이 많고, 거기에 집중을 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혁신과 새로운 지적재산권(IP) 확장 전략에 KT 그룹의 역량까지 결합해 KT 미디어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KT는 AI플랫폼으로 전환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하는 것은 물론, AI콘텐츠 확장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KT그룹 IP 기반을 활용해 AI를 투자 심사부터 기획, 제작·편집, 마케팅·유통 등 콘텐츠 사업 전 과정에 적용할 계획인데요. 특히 AI로 제작하는 숏폼 콘텐츠 확장 등 새로운 사업모델 만들기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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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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