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철강 수출 전년비 15.7% 감소…‘트럼프 관세’ 직격탄

지난달 철강제품에 25% 관세 부과
일부 품목 수요 둔화 영향권 겹쳐
품목별 물량 재조정 등 대응 나서

입력 : 2025-04-18 오후 3:48:21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부터 철강 분야에서 전 세계 대상 관세 부과에 나서면서 지난 3월 한국 철강 제품의 수출이 1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철강 계약이 수개월 전에 이뤄지는 점을 고려할 때, 관세의 직접적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어서 업계도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10억4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7% 감소했습니다. 3월 수출량도 71만톤으로 같은 기간 15.5% 줄었습니다.
 
이번 수출 감소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철강 분야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통상 압박이 진행된 데에 따른 여파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12일부터 기존에 한국 등 주요국에 부과한 쿼터(할당량) 내 관세 면제를 없애는 방식으로 세계 주요국에서 수입하는 철강 제품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한국은 지난 2018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연간 263만톤 규모의 철강 면세 할당량이 없어졌습니다. 이번 철강 수출 감소에는 관세 조치의 영향이 일부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 외에도 수요 변화 등 다양한 요소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품목별로 보면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자동차용 철강판 수출액이 26.5% 감소했고, 철강판과 수출 규모가 비슷한 강관 제품의 수출액은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자동차 산업 부진 등으로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수요 둔화의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번 수출 감소가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단정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특성상 대부분 수개월 전 계약이 선행되고 선적 일정과 현지 수요도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이 오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업계는 품목별로 물량을 재조정하는 등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습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과세 우려는 여전하지만 미국 시장 자체는 시장성이 뛰어나다”라며 “품목에 따라서는 가격을 낮춰 대량 공급하는 식으로 전략을 세울 수 있겠다”고 했습니다.
 
철강업계는 장기적으로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는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새 통상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입니다. 현대제철은 미국에 약 30조원을 투입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포스코 역시 현대제철의 제철소에 공동 투자해 물량을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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