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언리얼 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즈가 자사 게임 '포트나이트'에 손흥민 선수와 '오징어 게임' 관련 요소를 도입하며 게임 사업 경쟁력 확보에 나섰습니다. 한류의 이점을 자사 게임에 녹여내 국제적 성과도 높이고 한국 내 입지도 넓히려는 전략입니다.
에픽게임즈는 11일 서울 강남에서 '포트나이트' 확장 콘텐츠 출시 간담회를 열고 신작 '레고 포트나이트 브릭 라이프'와 '포트나이트 발리스틱'을 발표했습니다. 한국 앱 장터인 원스토어 서비스를 확정하고 넥슨 PC방과의 협업도 공개했습니다.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가 11일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포트나이트 확장 출시 간담회를 열고 한국 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에픽게임즈)
한류로 반등 노려
이날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확장 출시 배경에 대해 "에픽게임즈에 있어서 포트나이트는 아픈 손가락 같았다"며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언리얼 엔진 대비 포트나이트가 그렇지 못하다 보니, 마치 자동차를 잘 만드는 사람이 많은 나라에서 면허 따고 운전하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마음 아픈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1991년 미국에 세워진 에픽게임즈는 유니티와 함께 양대 개발 도구로 불리는 언리얼 엔진의 개발사입니다. 2009년 5월 첫 해외 법인을 한국에 세웠고, 2017년작 3인칭 슈터(TPS) 포트나이트를 2018년 한국에 출시했습니다. 2020년부터는 포트나이트를 단일 게임이 아닌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로 전환했습니다.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UEFN(포트나이트 에디터) 등으로 만들어진 게임은 2만개, 영상 콘텐츠는 24만개에 달합니다. 게임 플레이 시간은 총 112억 시간에 달합니다.
'레고 포트나이트 브릭 라이프'. (이미지=에픽게임즈)
현재 포트나이트 계정은 5억개가 넘지만, 유독 한국에선 인지도가 낮습니다. 2018년 국내 출시 당시에도 경쟁작 인기에 밀렸고, 이후로도 상황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한국인 취향을 자사 게임에 녹여내 생태계 매력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박 대표는 "7년 동안 게이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어떤 부분을 우리가 고쳐야 되는지, 그리고 한국인이 좋아하면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이런 K문화를 우리가 잘 접해야 되겠다는 레슨(교훈)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고민의 결과가 이날 출시한 5대5 1인칭 전술 슈터(FPS) '포트나이트 발리스틱'과 소셜 롤플레잉 게임 '레고 포트나이트 브릭 라이프'입니다. 에픽게임즈 자체 개발 포트나이트 게임은 이번 신작 출시로 총 20개가 됐습니다.
우선 발리스틱은 기존 포트나이트 시점인 3인칭이 아닌, 한국인이 선호하는 1인칭 슈터로 전환한 게임입니다. 격발 시 현실적인 탄도 궤적과 타격감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기호도 반영했습니다. 브릭 라이프는 최대 52명이 한 도시에 접속해 자신의 레고 캐릭터로 인생을 즐기는 게임입니다.
에픽게임즈 관계자들이 한국 콘텐츠 강화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에픽게임즈)
손흥민 의상 입고 생태계 누빈다
이달 21~28일에는 '손흥민 번들'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 번들에는 손 선수 의상과 함께, 시간대별로 스타일이 바뀌고 곡괭이로도 쓸 수 있는 '포워드 엣지 등 장신구', '골 게터 랩핑 시트지', '찰칵 세리머니' 동작이 포함됩니다.
27일부터는 게이머들이 UEFN으로 '오징어 게임' IP 활용 콘텐츠도 만들 수 있는데, 가을 전에는 퍼블리싱까지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포트나이트 생태계에서 정국, 지민, 엔하이픈, 아일릿 등 국내 음악가의 노래를 게임으로 즐길 수도 있습니다. 각 가수의 음악을 함께 연주하고 리믹스하는 식입니다.
이달 21~28일 포트나이트에서 '손흥민 번들'을 구매할 수 있다. (이미지=에픽게임즈)
넥슨 PC방에서는 다양한 의상 아이템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템 수십개가 들어 있는 확장 출시 기념 세트는 7월31일까지 제공되며, 이후 매월 새로운 아이템 세트가 주어집니다. 9월15일까지 넥슨 PC방에서 포트나이트에 접속하면, 한국 전통 연을 주제로 만든 '색동치마연 글라이더'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에픽게임즈는 향후 한국 게임과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마이클 모든 파트너십 시니어 디렉터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부분이고 저희 전략의 핵심"이라며 "한국 팬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이 부분을 고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